찬바람에 눈바람, 모자 안쓰면 나가는 체열은?

사진=Shutterstock

따뜻한 모자 쓰고 목도리 두르고 나가야겠다. 전국에 눈 흩날리고 찬바람 분다. 아침 최저 영하9도~영상 4도, 낮 최고 4~10도. 어제 충남과 호남에서 시작된 눈, 오늘은 경기 남부와 영서지방, 충북과 경북 북부까지 내린다. 서울은 아침 영하 4도에 오전 9~12시에 눈 또는 비 내린다. 전국 미세먼지 농도 ‘좋음’ 또는 ‘보통’이지만, 일부 서쪽지역은 밤에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 때문에 오전에 농도가 높아질 수 있겠다.

겨울 모자의 보온 효과는?=한동안 겨울에 머리나 얼굴을 통해 체온의 50% 이상이 빠져나간다는 것이 상식처럼 들리다가, 요즘 언론에서는 “전형적 가짜뉴스”라며, 이 부분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10% 미만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무엇이 사실일까? 이 논란은 ‘지구 사령부’를 자처하는 미군이 극한(極寒) 지역 주둔을 위해 실행한 실험이 왜곡에 왜곡을 낳은 것이다. 미군은 병사들에게 특수 방한복을 꼭꼭 입히고 두경부만 노출시켰더니 체열의 50~75%가 머리와 목을 통해서 빠져나간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동안 야전교범에 “겨울에는 두경부 보온에 신경 쓰라”고 실었다. 미국의 의대에서 극한 환경에서 실험한 결과도 비슷하다.

이것이 돌고 돌아 미국에서는 한때 “사람의 체온은 과반이 얼굴과 목을 통해 빠져 나간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평소 인체의 열 조절 시스템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한 과학자가 이에 반하는 실험을 수영장에서 했더니 10%만 두경부를 통해 빠져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의 일부 언론이 겨울에 방한복을 겹겹이 입고 머리만 내놓아도 10%만 머리와 얼굴을 통해서 빠져나가는 것으로 잘못 보도했고, 이를 우리나라 과학자와 언론이 과학의 진리처럼 받아들였다.

차가운 날씨에 머리와 얼굴을 통해 빠져나가는 열은 옷과 모자, 목도리, 귀마개 등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지금처럼 추울 때 속옷부터 외투까지 몇 겹을 입고 얼굴과 목만 노출하면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체온의 30% 이상이 두경부를 통해서 나가며, 심할 경우 절반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것이 합리적 추론일 것이다.

기온이 뚝 떨어질 때에는 고혈압, 당뇨병 때문에 혈관에 문제가 있거나 평소 지병이 있어 몸이 약한 사람, 추위 잘 타는 사람은 특히 머리와 목, 얼굴 보온에 신경 쓰는 것이 옳다. 어제까지 머리와 목을 노출해서 다녔어도, 오늘은 옷장에서 모자와 목도리를 꺼내어 겨울 멋도 내고, 건강도 챙기는 것이 좋겠다. 춥다. 눈발도 흩날린다. 이제 겨울이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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