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닥 건강상담] 성관계 없이 성병 걸릴 수 있을까?

 

베닥 건강상담 10화

출연: 민권식 부산 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윤수은 칼럼니스트

사연: 20대 중반 남성입니다. 팬티에서 누런 것이 묻어나와 뭔가 하고 봤더니 고름이네요. ㅠㅠ 소변볼 때 한번 따끔한 적 있는 거 빼곤 통증 같은 건 없었습니다. 제가 진짜 억울한 건 전 최근 몇 년간 성관계를 한 적도 없거든요. 의심되는 거라곤 여름에 수영장 갔다온 거 정도? 성관계를 안 해도 성병에 걸릴 수 있나요? 이게 성병이 아닐 수도 있을까요? 병원에 가야 되는 건 알겠는데 부모님께 뭐라 말씀드려야 될지 모르겠네요.

□ 윤 작가 : 글쎄요

■ 민 교수 : 답답하죠

□ 윤 작가 : 성관계 없이 성병에 걸릴 수도 있나요?

■ 민 교수 : 정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병이라는 병을 다르게 이해해서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매독, 요도염 이런 병만 성병이 아니고요. 간염, 에이즈 이런 병도 성병 중 하나인데. 에이즈, 수혈로 감염 되잖아요. 간염도 (수혈로) 감염이 되고. 매독도 수혈로 감염이 되거든요. 당연히 이 나이 대에 수혈을 받지는 않으셨을 거고, 일반적인 입장에서 얘기를 한다면 성관계를 가지지 않고 옮기기는 지극히 어렵습니다.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단지, 진료를 보는 중에 환자가 ‘목욕탕에서 더러운 조그마한 의자에 앉았다. 변기가 더러웠다, 수영장에 갔다’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데. ‘아닙니다, (그런 경로로) 절대 옮겨지지 않습니다’ 라는 말씀은 안 들어보셨을 겁니다. 왜? 사실 의사들은 그런 말씀을 드려야 되긴 하는데 그분도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이 있겠죠. 그래서 그냥 얼버무려주는 거죠. 사실은 성관계를 하지 않고 옮길 수는 없는 겁니다. 정말 곤란한 거는 여자친구 있는 사람들이에요. 자기는 진단받고 사실대로 말하면 곤란하잖아요?

□ 윤 작가 : 그렇죠

■ 민 교수 : 그래서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자꾸 우리한테 얻어내려는 이야기가 그거죠. ‘목욕탕 가서 옮길 수는 없나요? 이럴 수 없나요, 저럴 수 없나요?’ 얘기하지만… 심지어는 (여자친구와) 같이 와요. 같이 왔을 때 아니라고 이야기하면 대판 싸움날 게 뻔하잖아요. 그러니깐 얼버무리는 의사들도 있죠. 있지만 저희는 잘라 이야기합니다. 성적 접촉 없이는 옮기지 않습니다.

[사진= 베닥 건강상담 10화]
□ 윤 작가 : 아니면 예를 들어 최근 몇 년 간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 했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으니까. 잠복기간이 예를 들어 매독 같은 경우에는 몇십 년도 잠복기간이 있을 수 있잖아요.

■ 민 교수 : 그렇지만 증상이 요도에서 뭔가 묻어 나왔다. 몇 년간 성관계를 안 했다면 저는 성병이 아닐 거라고 보기가 쉽습니다. 심지어는 임질성 요도염 같은 경우에는 치료 안 하고 놔둬도 한 6개월만 버티면 저절로 나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6개월 간 못 버티니까 문제죠. 성병이라고 한다면 성관계가 있어야 되고, 성관계를 안 하셨다고 했기 때문에 저는 성병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윤 작가 : 그러면 전립선염을 의심해봐도 되는 건가요?

■ 민 교수 : 그런 쪽의 진단이 맞죠. 요도에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는 몇 가지 있습니다. 당연히 요도염이 있다면 그럴 수도 있고요. 요도염이라는 게 성병 염증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예를 들어 비뇨기과 와서 검사를 받았는데 요도 안에 기구를 넣는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면, 의인성. 의사가 (원인을) 만든 거죠. 그럴 때도 분비물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런 요도염은 성병은 아닌 거죠. 전립선염이 있으면 전립선에서 분비물이 많이 나옵니다. 원래 전립선이 하는 역할이 정액의 일부분을 만들어내는 거거든요. 그러니깐 샘이에요. 분비샘인데. 거기서 염증이 생기면 염증이라는 게 뭐든지 어떤 액체를 많이 만들어 내거든요. 그게 넘쳐서 흘러나오는데 대부분은 낮에도 계속 나오지만 소변보면서 씻겨 나오니까 잘 몰라요. 근데 소변을 보지 않는 밤에는 양이 많으면 액체가 분비되어 나와서 요도 끝에 (맺히죠). 팬티에 묻기도 하고. 요도 끝에 말라있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있죠. 그러면 색깔이 약간 미색이거나 흰색에 가까워요. 그러니까 ‘고름이다’라고 잘라서 말하는 거죠. 사실 고름인지 아닌지는 모르는데. 그냥 노란색 분비물이다 하면 좋았을 텐데 이분은 ‘노란색 분비물은 고름 말고 있나’라는 생각이 있으셨던 거죠. 그래서 아마도 전립선염이 있을 가능성도 없잖아 있다. 좀 더 디테일한 성에 대한 히스토리(이력)를 들어봐야겠지만. 다만 이제 이런 것도 있거든요. 직접적으로 질 내에 삽입 한 적 없어. 그걸 성관계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예를 들면, 요즘에는 여러 가지 유사 성행위들이 많죠. 이발소에서 이상한 기구를 끼어서 사정을 시켜준다든지 하는 그런 경우는 그 기구가 오염이 되어있는 기구라면 얼마든지 성병이 옮겨 갈 수 있는 거죠.

□ 윤 작가 : 불법 안마시술소 이런데서요?

■ 민 교수 : 네, 그런 것들도 마찬가지고. 예를 들면 ‘나는 질 내에 안 넣고 구강성교를 했는데’라는 것도 사실 믿을 수가 없는 게 요즘 구강성교가 워낙 많아지다 보니까 성기에 생기는 병이 구강 내에 생겨요. 그러니까 편도에 성병성균이 있는 거죠. 그런 상황에서 옮겨갈 수도 있는 겁니다. 또는 직접 삽입은 안 했는데 콘돔으로 방어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성기를 서로 문지르는 정도로 (성교)했다. 그때 상대방도 흥분하고 나도 흥분해서 서로 애액이 나와서 겹쳐졌다. 그게 나한테 접촉이 됐다면 옮길 수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디테일한 성에 대한 히스토리(이력)을 알아봐야 되긴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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