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두통 환자, 진단까지 10년 이상 걸려…“질병 인식 시급”

[사진=Maridav/shutterstock]
국내 편두통 환자들이 제대로 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10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두통학회는 1일 신경과 내원 편두통 환자(207명)를 대상으로 한 ‘편두통 환자의 삶의 질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을지대 을지병원(신경과 김병건 교수)을 연구거점으로 강북삼성병원, 고대구로병원, 동탄성심병원, 분당제생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백병원, 서울의료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일산백병원 등 총 11개 종합병원의 신경과에서 참여하였으며,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대면 설문조사 형식으로 진행됐다.

증상 지각에도 진단 늦어져

설문 결과, 편두통 환자 5명 중 2명(40%, 83명)은 최초 편두통 지각 후 병원에서 편두통을 확진 받기까지 11년 이상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환자의 평균 확진 기간은 증상 지각 후 10.1년이었으며, 심지어 진단까지 21년 이상 걸렸다고 응답한 환자도 일부 있었다. 편두통 증상을 처음 경험하고 병원을 바로 방문한 환자는 13%에 불과했다.

설문에 참여한 편두통 환자들은 한 달 평균 12일 이상 편두통을 경험했으며, 한 달에 4일 이상은 두통으로 학습 또는 작업 능률이 50% 이하로 감소했다고 호소했다. 또한 증상이 심해 결석이나 결근을 한 적도 한 달에 하루 꼴로 있었다고 답했다.

두통 영향으로 인한 활동 제약은 학업이나 경제 활동이 활발한 10-40대 젊은 편두통 환자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편두통으로 인한 장애 정도를 확인하는 평가(MIDAS)에서 10-40대 환자 10명 중 7명 은 질환으로 일상 생활에 심각한 장애를 겪는 4등급에 해당 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진 대한두통학회 회장은 “편두통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선정한 질병 부담 2위 질환으로, 활동이 왕성한 청장년층 환자 비율이 높아 사회경제적 부담이 높지만 평생 편두통으로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3명 중 1명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편두통을 방치하다 질환이 악화되어 환자의 삶의 질 저하와 사회적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벗어나기 위해선, 편두통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환자들에게 적절한 진단과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증으로 일상생활 제한 심해

이번 연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편두통을 단순한 머리의 통증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실제 편두통 환자들이 겪는 고통은 훨씬 강도가 높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편두통 발생 시 가장 통증이 심했을 때의 통증 정도(NRS Score)에 대한 질문에서 응답환자의 통증 정도는 평균 8.78점으로 출산의 고통(7점)보다 더 심했으며, 평소에도 70% 이상의 환자가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는 5점 이상의 통증이 있다고 답했다.

이처럼 편두통으로 인한 장애가 크거나 편두통의 빈도가 잦은 경우에는 두통 발생의 횟수를 줄이고 통증 강도를 낮추는 예방치료가 권고된다. 하지만 1,2차 병원에서는 환자의 20%만이 예방 치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예방 치료 접근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3차 병원에서 예방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효과 측면에서 두통일수 감소에 도움이 있다는 응답이 66%, 진통제 먹는 횟수가 감소했다는 응답이 68%, 삶의 질 개선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63%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예방 치료의 부작용 경험에 대한 질문에 있어서는 설문 참여 환자의 31%가 예방 약제 부작용을 경험했고, 그 중 41%는 예방 약제 중단을 경험했다고 답해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부작용 위험의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부회장은 “예방치료는 편두통의 빈도와 강도를 감소해주는 장점이 있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만, 이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치료를 권유하는 병원이 3차 병원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학회는 편두통 환자들이 병원에서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환자 교육뿐 아니라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한 두통 교육을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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