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과다 섭취가 위험한 이유, 콩팥에 있다

[이태원 박사의 콩팥이야기]

[사진=Sjstudio6_shutterstock]

중고등학교 동창 모임에 가면 많은 옛 친구들을 만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40여 년이 흐른지라 나이는 모두 어느 정도 먹었겠지만 나이보다 훨씬 많이 들어 보이는 친구도 있고 많이 젊어 보이는 친구도 있다. 평소 건강관리를 어떻게 해 왔는지에 따라 차이가 날 것 같다. 물론 각자 타고난 유전인자의 차이가 작용하겠지만 말이다.

 

필자가 예전에 어느 TV 예능 건강 프로그램에서 참석 패널들의 콩팥 나이를 측정해 준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콩팥의 노화는 빠르면 20세부터 시작된다. 노화 과정에 따른 콩팥의 여과기능 감소는 1년에 1mL/분/1.73㎡ 정도이다. 정상 사구체여과율이 120mL/분/1.73㎡라고 할 때 80세가 되면 120mL/분/1.73㎡에서 60mL/분/1.73㎡ 정도로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나이만 먹어도 콩팥기능이 정상의 반 가까이 떨어지는 것이다. 노화에 따른 정상 콩팥 기능 감소보다 더 많이 콩팥기능이 떨어졌다면 콩팥은 나이는 더 많이 먹은 것이다.

 

콩팥이 나이를 먹는 정도도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콩팥을 평소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콩팥 건강 위해서는 콩팥이 싫어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콩팥은 3대 영양소 중 단백질을 싫어한다. 단백질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콩팥에는 좋지 않다. 사구체 과여과를 초래하고 단백뇨를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만성콩팥병 환자가 단백질 섭취를 많이 할 경우 콩팥기능의 손실 속도가 빨라진다. 이러한 점에서 만성콩팥병 환자 식이의 기본은 단백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다. 단백을 제한하면 콩팥 기능이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단백뇨를 줄일 뿐 아니라 식욕부진, 오심, 구토 등 요독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로 콩팥이 싫어하는 것은 약물 중 진통제(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이다. 실제 진료 중 콩팥의 기능이 갑자기 떨어진 환자에서 약 복용력을 자세히 물어보면 진통제를 복용한 환자가 많다. 특히 콩팥이 나쁜 분은 진통제를 조심하여야 한다. 그리고 진통제를 먹더라도 콩팥기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진통제를 먹어야 한다. 그 외 스트레스, 흡연, 과음 등도 싫어하므로 이들도 피하는 것이 좋다.

 

콩팥병이 있는 경우 콩팥 기능이 감소되는 속도는 정상적인 노화과정에 따른 콩팥기능의 감소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만성콩팥병의 3대 원인질환인 당뇨병, 고혈압, 만성 사구체신염에서의 콩팥기능 감소 속도를 비교해 보면 당뇨병성 콩팥병에서 감소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때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을 경우 사구체여과율 감소 속도가 한 달에 1mL/분/1.73㎡ 정도로 정상 노화과정 보다 콩팥 기능 감소가 10배 이상 빠르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과 혈압을 철저하고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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