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이 유방암 위험을 높이나?(연구)

[사진=Tero Vesalainen/gettyimagebank]
여성이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고자 피임약을 먹는 건 흔한 일이다. 그러나 약 복용이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면?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 등 연구진에 따르면 경구용 혹은 자궁 내 거치하는 호르몬 조절 방식의 피임약을 수년간 사용한 여성의 경우, 작지만 유의미하게 유방암 위험이 커졌다.

연구진이 여성 180만 명을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매 10만 명당 13명꼴로 피임약으로 인한 유방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피임약을 사용하지 않은 여성은 10만 명당 55명이 유방암에 걸렸으나, 피임약을 사용한 여성은 68명이 암에 걸렸다는 것.

피임약의 성분과 관련, 에스트로젠과 황체호르몬 성분을 동시 복용한 여성과 황체호르몬 성분만 투약한 경우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또 알약으로 먹은 경우와 자궁 내 거치식으로 투약한 경우도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피임약 사용 기간이 긴 여성의 발암 위험이 더 컸다.

요컨대 호르몬 조절 피임약이 발암 위험을 높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떻게 작용했기에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피임약을 사용하는 여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호르몬 조절 방식의 피임약이 유방암 발병 위험을 소폭이나마 높인다는 사실은 모든 산부인과 의사가 아는 사실이다. 즉 복용에 따른 위험이 의학적으로 미미하기 때문에 여전히 처방하는 셈이다. 게다가 최근 출시되는 제품들은 예전 제품보다 에스트로젠 등의 함량이 낮기 때문에 발암 위험은 많이 낮아졌다.

캘리포니아 메모리얼케어 암 센터의 잭 제이쿱 박사는 “여성들이 당장 패닉에 빠질 정도는 아니다”면서 “다만 관련 제품의 위험성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호르몬 조절식 피임약을 복용했다면, 이제 다른 방식의 피임법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특히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의사와 상담해 대안을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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