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만 강조하다 큰 병 얻는다…꼭 살찌워야 하는 이유

[사진=아이클릭아트]

비만이 건강을 해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도하게 ‘날씬’만 강조하는 풍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저체중은 비만 못지않게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 저체중은 인체의 피하지방이 과도하게 적어 정상 체중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몸이 마른 상태를 말한다.

비만이나 마른 체형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흔히 체질량지수(BMI)가 활용된다. 몸무게(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눠서 얻은 값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5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한다. 23~25이면 과체중, 18.5이하면 저체중으로 판단한다.  BMI가 15 이하로 매우 낮은 사람은 22~25인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2.8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과도한 다이어트가 오히려 사망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저체중 상태가 되면 영양분과 미네랄 부족으로 체내 호르몬이 부족해진다. 면역세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감염에 취약해진다. 몸이 허약해 병에 쉽게 걸린다는 의미다. 약간 저체중이라도 운동부족으로 근육량이 상대적으로 적으면서 복부비만을 가진 사람은 비만인과 비슷한 수준의 대사질환-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저체중이 지속되면 난임(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몸안의 영양이 부족하면 지방세포로부터 여성의 생식에 관여하는 렙틴 호르몬의 방출이 줄어든다. 그 결과 난포 자극 호르몬(FSH)의 분비가 감소하고 난포의 성숙을 방해해 성호르몬 결핍과 무배란을 초래할 수 있다.

너무 마른 여성은 저혈압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낙상 사고의 위험이 높다. 노인이 저혈압으로 넘어져 골절상을 입을 경우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장기간의 입원으로 이어져 치명적인 폐렴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저혈압 자체는 위중한 질환이 아닐지라도 이로 인한 다른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해영 서울대학교병원 교수(순환기내과)는 “특히 마른 여자분들이 저혈압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다리 쪽의 근육이 약해서 앉았다 일어설 때 피를 위로 올려주지 못해 밑으로 몰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저체중 남성은 우울 증상 위험이 정상 체중-비만 남성보다 4배 정도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인요한 연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성인 남녀 1만77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BMI가 정상(18.5 이상∼25 이하)이거나 비만(25 초과)인 남성의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은 저체중 남성(18.5 미만)의 각각 23%, 26%였다.

과체중 환자군은 저체중 환자군에 비해 중증 뇌경색 발생률이 0.3배 낮다는 연구결과도 주목할만 하다. 이승훈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팀이 급성 뇌경색 환자 2670명을 BMI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눈 후, 입원 시 초기 뇌경색 강도(NIHSS 점수)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이승훈 교수는 “대혈관의 동맥경화나 심장질환에 의한 색전일  경우 뇌경색이 심하게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만 환자들은 경미하게 발생하는 소혈관 폐색에 의한 뇌경색이 많다” 고 했다. 그는 “이는 지방세포와 염증성 사이토카인과의 관련성이 있을 가능성, 아니면 비만한 환자가 더 적극적으로 뇌혈관 위험인자를 조절했을 가능성이 있다” 고 했다.

전문가들은 비만하면 각종 대사질환에 의해 사망률이 높아지지만 저체중의 경우에도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살을 빼 저체중에 이르고 있다면 지금 당장 살을 찌워야 한다. 과도한 다이어트는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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