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영양보충제 함부로 먹이면 위험

[사진=oxyzay/gettyimagesbank]
미국에서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멜라토닌 등 영양보충제를 어린이에게 함부로 먹이는 건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미국산 영양보충제를 어린이에게 먹이기 위해 인터넷 직구로 사들이는 가정이 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의 3분의 1이 영양보충제를 섭취하고 있으나, 시중의 영양제 가운데 어린이용으로 출시된 것은 5%에 불과하다.

특히 미국의 경우, 영양보충제는 의약품과 달리 판매된 이후에야 식품의약국(FDA) 등 당국의 규제를 받는다.

느슨한 규제를 악용해 마구잡이로 출시된 제품 가운데는 불량품이 적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만도 12개 제품이 리콜됐다. 성분표에 제시한 함량에 미달하거나, 포함돼서는 안 될 스테로이드, 중금속, 각성제 등이 섞인 탓이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2004~2015년 사이 미국에서 영양보충제를 먹고 부작용이 발생한 어린이와 청소년은 977명으로 이 가운데 40%는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으며 불구가 되거나 숨진 아이도 있었다.

다른 조사에 따르면 2003~2014년 사이 영양보충제 부작용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중 30%가 10세 이하 어린이였다.

올해 헤파톨로지 커뮤니케이션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시판 중인 영양보충제에 포함된 생약 성분 가운데 272가지 물질이 간독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FDA는 부모들이 아이에게 영양보충제를 먹이기 전에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조사에 따르면 영양보충제를 많이 먹는 부모 슬하에서 자란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부모를 둔 아이보다 영양보충제를 더 많이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멕시코주 중독 정보 센터의 수전 스몰린스케 국장은 “일부 부모들은 생약 성분 영양보충제를 과신해 아이의 질병을 사실상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그들은 인터넷 검색으로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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