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섭취가 장수의 걸림돌? 어떻게 먹어야 할까

[사진=Anna Hoychuk/shutterstock]

건강을 생각해 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육류 섭취로 인한 각종 질병이 부각되면서 일부러 고기를 피하는 사람도 있다. 고기는 정말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우리나라에서 대장암이 급속히 늘고 있는 것을 육류 섭취와 연관짓는 경우가 있다. 국립암센터-국가암정보센터는 “식생활은 대장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이라며 “동물성 지방,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계속 먹거나 돼지고기와 소고기 같은 붉은 고기, 소시지나 햄, 베이컨 따위 육가공품을 즐기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 연구에서는 육류를 굽거나 튀겨서 자주 섭취할 경우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고 보고한 바 있다”고 했다.

고기를 자주 먹는 미국, 유럽은 대장암이나 전립선암이 암 발생 1위를 다투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장암이 위암에 이어 2위(2016년)이지만 2018년부터 1위로 올라섰다는 추정치도 나오고 있다. 서구식 식단이 크게 늘면서 이 같은 추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육류를 많이 먹으면 조기 사망할 위험이 높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도 이어지고 있다. 하루에 고기를 250g 이상 먹는 남성은 76g 미만 섭취한 남성에 비해 일찍 사망할 위험이 23% 높았다. 고기 섭취는 붉은 살, 흰 살, 내장 등이 모두 포함됐다. 이 연구는 이스턴 핀란드 대학교 연구팀이 42~60세 남성 2600여 명을 2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다.

하지만 이를 우리나라 상황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 매일 고기를 먹는 사람이 많은 서구와 식생활이 다르기 때문이다.   2017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의 영양소별 에너지 섭취분율은 단백질 14.9%, 지방 22.9%, 탄수화물 62.2%로 나타났다. 중년 이상은 70%대로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더욱 높았다.

일부 청소년층에서 고기 과다 섭취가 문제가 되고 있지만 중년, 노년은 아직도 고기를 덜 먹고 있다. 육류는 근육과 면역력을 지키는데 꼭 필요한 단백질 함류량이 많다. 그런데 노인들은 단백질 섭취량이 탄수화물 섭취량에 비해 현저히 낮다.

이스턴 핀란드 대학교 연구팀도 “당장 고기를 끊으라는 말이 아니라, 적절한 섭취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라고 했다. 단백질 식품 가운데 생선, 달걀, 유제품, 콩 등은 이 연구의 조기 사망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최근 근력 운동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단백질 섭취가 과제로 떠올랐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스쿼트, 계단 오르기 등 근력 운동과 함께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게 좋다. 근육이 부실하면 나이가 들어 근감소증을 초래하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고기를 적절하게 먹되 조리방식에 신경쓰는 것이 중요하다.  굽거나 튀겨서 먹는 것보다 삶아서 먹는 게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높은 온도에서 고기를 굽거나 튀기면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고기나 생선을 태우면 위암 발생 위험도 높일 수 있다.

많은 노인들이 근육 감소로 낙상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잦다. 삶은 고기로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고 근력 운동을 통해 근력을 키워야 한다.  고기를 먹을 때는 항산화 기능을 하는 양파나 마늘 등을 곁들이는 게 좋다. 상추나 배추 등 채소와 같이 먹으면 섬유소가 대장의 내용물을 희석시키고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줄여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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