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약한 노년층, 여름철 얼굴 마비되는 이유

[사진=iLoveCoffeeDesign/shutterstock]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한쪽 눈이 잘 감기지 않는다면 안면신경마비일 수 있다. 이는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약해지면 걸리기 쉽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는 몸 안의 바이러스가 잠재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활성화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성 질환이기 때문에 60세 이상 노년층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안면신경마비 질환인 벨마비(Bell’s palsy)는 원인이 없는 특발성 안면마비로 알려져 있지만,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단순포진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심한 난치성 안면신경마비로 발전할 수 있는 람세이 헌트 증후군은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활성화로 생기는데, 해당 바이러스는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활성화돼 안면신경을 손상시킨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남상수 교수는 “나이가 들면 면역력도 약해지기 때문에 더욱 안면신경마비에 걸리기 쉽다”며 “겨울뿐 아니라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는 여름에도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안면신경마비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6월~8월 11만 2370명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12월~2월의 11만 244명보다 많았다. 이는 과도한 냉방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안면신경마비 발병 초기에는 신경 손상이 진행됨에 따라 마비가 점점 심해지는 경과를 보인다. 신경 손상의 정도에 따라 다양한 예후를 보이는데,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신경 손상의 정도가 심하면 다양한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커진다. 초기 치료에 따라 완치율 및 치료 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안면마비센터는 초기 입원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의대병원과 협진 진료를 통해 신경 손상의 정도를 검사하고 마비의 중증도에 따라 침, 봉독 약침, 전기 침, 한약 등 복합적인 한방치료를 시행한다.

안면신경마비는 재발이 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10년 이내 재발률은 5~10%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수개월 이내에 재발해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남상수 교수는 “안면신경마비가 같은 부위에 재발하면 증상이 더욱 심해지고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며 치료도 어렵다”며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치료를 제대로 마무리하고 면역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면역력은 심한 온도변화 외에도 과로,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잦은 편두통 등의 영향을 받는다.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이러한 상황에 놓여있다면 침, 한약 등의 적절한 치료로 몸의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과도한 냉방기기 가동에 주의해야 한다.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고, 안면신경마비를 유발하는 바이러스 감염, 염증 발생 등에 취약해진다. 남상수 교수는 “여름은 더워서 추위 질환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냉방병과 여름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며 “안면신경마비도 과도한 냉방과 면역력 저하로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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