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지 저절로 떨어져 나가게 두세요”

[사진=Shaynepplstockphoto/shutterstock]
습관적으로 귀를 파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여름철 이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자칫 귓병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여름철 물놀이를 하면 귓속으로 물이 들어가게 된다. 이로 인해 평소보다 귀를 자주 후비게 된다. 수분으로 귓속이 축축해진 이때 귀를 파면 귀지가 더 잘 제거될 것이란 생각에 의도적으로 파기도 한다. 그런데 귀이개뿐 아니라 볼펜, 이쑤시개 등 여러 도구로 귀지를 제거하려다 외이도염이 발생하거나 심할 경우 고막천공이 발생하는 일까지 생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귀지는 굳이 제거할 필요가 없다. 외이도와 고막의 피부는 귀 바깥 방향으로 자라, 내버려 둬도 귀지는 자연히 귀 밖으로 배출된다.

귀지는 아미노산, 지방산, 병원균에 대항하는 라이소자임과 면역글로불린으로 이뤄져 있어 세균의 피부 침투를 막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도 억지로 제거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귀지가 많아 소리가 잘 안 들린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귀지가 청각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적당한 귀지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귀를 자주 파면 귀지가 과도하게 제거돼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다. 외이도 피부의 지방층이 파괴돼 급성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치료하지 않고 두면 만성 외이도염이 생길 수도 있다. 만성 염증으로 귓구멍이 좁아지면 청력장애가 올 수도 있다.

간혹 귀지 때문에 청력이 저하되는 일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귀지 제거 능력이 저하된 노인은 외이도 폐색증이 나타나 청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럴 땐 병원에 방문해 간단한 처치로 귀지를 제거하는 것이 염증 위험성 없이 귓속을 청소할 수 있는 방법이다.

성인은 물론 어린 아이들도 일부러 귀지를 제거할 필요가 없다. 아이들의 귀지 역시 저절로 배출된다. 오히려 겁먹은 아이가 몸을 움직이다 귓속을 다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가정에서 귀지를 제거하는 행동은 자제하도록 한다. 목욕 후 면봉으로 귀의 겉 부분만 가볍게 닦아주는 정도는 위생에 도움이 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나윤찬 교수는 “귀지는 지저분하게 느껴지나 귀 안쪽에 침투하는 세균을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리한 귀지 제거가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귀를 후비다가 귀지를 속으로 밀어 넣으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귀지로 인한 불편함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제거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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