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인데 으슬으슬…감기 닮은 냉방병

[사진=alphaspirit/shutterstock]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 때문에 탈이 나기도 하지만 과도한 냉방이나 장시간의 선풍기 사용으로 낮아진 기온 탓에 건강 이상이 찾아오기도 한다.

한여름 감기처럼 찾아오는 ‘냉방병’은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면서 몸이 이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질병이다.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여름 감기로도 불린다.

냉방병의 주요 증상은 업무 능률 저하, 두통, 피로감 등이다. 코와 목이 마르고 감기에 걸린 것처럼 추운 증상이 나타나며 어지럼증, 졸림, 소화불량, 변비, 설사, 복통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콧물, 코 막힘, 목 아픔, 눈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 알레르기와도 비슷하다. 온도변화에 대한 반응으로 말초혈관이 수축해 얼굴, 손, 발 등이 부을 수도 있다.

실내와 실외의 온도가 5도 이상 차이가 나는 환경에 자주 노출되면 몸의 자율 신경계는 이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두통, 오한, 근육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킨다. 냉방 유지를 위해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낮아진 실내 습도 때문에 호흡기가 건조해지고 기관지가 예민해져 인후통, 기침, 콧물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석 교수는 “냉방기기로 인해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원인으로는 레지오넬라균이 있는데, 레지오넬라균은 여름과 같이 습하고 온도가 높을 때 에어컨 냉각수에 잘 번식한다”며 “레지오넬라균이 냉각기를 타고 냉방기기의 찬 공기를 통해 실내에 퍼지게 되면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독감이나 폐렴과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냉방병은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는 여름철 질병이다. 하지만 적당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고 환기를 자주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실내 온도를 22~26℃로 유지하고, 또 에어컨의 차가운 공기가 몸에 직접 닿지 않게 한다.

냉방병은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냉방기기 사용을 중단하면 며칠 내에 증상이 좋아진다. 냉방병 증상이 나타나면 냉방기기 사용을 줄이고 충분히 환기한 다음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에어컨은 오랜 시간 사용하지 말고, 어쩔 수 없이 가동할 때는 실내외 온도 차가 5~6℃를 넘지 않게 한다. 2~4시간 간격으로는 환기를 해 차가운 공기가 정체되지 않도록 하고 습도는 50~60% 수준으로 유지한다. 에어컨 필터는 자주 청소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하면 세균 번식을 예방할 수 있다.

서민석 교수는 “산책을 하거나 몸에 무리가지 않는 수준에서 땀이 많이 나지 않는 맨손체조를 하면 도움이 된다”며 “여름에도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 등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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