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증상 걱정되는데… 모자 쓰면 대머리 될까?

[이마에 자국이 남을 정도로 너무 꼭 끼는 모자는 바람직하지 않다]

“모자 벗거라. 대머리 될라”

할아버지가 실내에서 모자를 쓰고 있는 손자에게 할 법한 이야기다. 그런 훈계가 근거가 있다고 믿는 사람도 적지 않다. 미국 주간지 ‘타임’이 전문가에게 물었다. 답변은 “아니오”였다.

캘리포니아 대학교(UCLA) 의대 피부과의 헤일리 골드바흐 박사는 “머리가 빠지기 시작한 사람들이 탈모를 가리기 위해 모자를 쓰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걸 본 사람들이 모자를 쓴 탓에 탈모가 생겼다고 오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자와 탈모는 거의 아무 관계가 없다고 단언했다.

마운트 시나이 의료원 성형외과에서 모발 복원을 하는 마이클 울펠드 교수는 “탈모의 주된 원인 유전”이라며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탈모를 겪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가장 대중적인 탈모 치료 약인 프로페시아는 이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탈모의 원인이 유전만은 아니다. 예컨대 머리를 뒤로 묶는 말총머리를 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머리털을 단단히 잡아당기는 말총머리를 오랜 기간 유지하면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모자는 대개 말총머리를 묶는 정도로 강하게 머리털을 잡아당기지는 않는다. 단 이마에 자국이 남을 정도로 너무 꼭 끼는 모자는 바람직하지 않다.

울펠드 교수는 “꽉 끼는 모자를 몇 달 혹은 몇 년간 온종일 쓰고 다닌다면 가려움증이나 모낭염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심해지면 탈모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대학교 의대 피부과의 애덤 프리드먼 교수는 “일반적으로 모자는 대머리의 원인이 아니”라면서 “오히려 모자는 자외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하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에 햇볕이 강한 날에는 쓰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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