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U-20월드컵)에서의 체력이란?

[이윤희의 운동건강]

[사진=Krivosheev Vitaly /shutterstock]

2019 U-20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세계적인 강호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결승에 오르면서 온 국민이 환호의 물결에 휩싸여 있다. 사실 이렇게까지 잘 하리라고 예측한 사람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프로리그는 물론 그 밑에 각 연령층별로 리그가 활성화된, 축구가 산업으로 잘 발달된 나라와는 다른 제도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렇게 세계적인 강호들을 물리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어쩌면 단기리그 성격상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장기적인 경기일정을 진행하다보면 결국은 선수층이 두텁고 잘 훈련된 선수들을 보유한 나라나 팀들의 승률이 높은 것은 아주 당연하다. 현재 U-20 월드컵에 출전하고 있는 대한민국 선수들과 외국선수들을 비교해 볼 때 외형적인 연령은 같을지라도 프로리그가 활성화된 외국선수들과는 훈련이나 성장과정이 질적으로 다르다. 객관적으로 개인기도 좀 미치지 못하고, 체격, 체력도 열세로 보인다.

외국의 경우 연령대에 따라 유소년리그나 클럽 형태로 소속되어 체계적인 각종 훈련과 지속적인 실전경기를 통하여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한다. 체격, 체력, 실력 면에서 보면 삶의 정글에서 살아남은 선수이거나 앞으로 가능성이 아주 높은 선수들이다.(그런 치열한 환경에서 성장한 손흥민, 백승호, 이승우, 이강인 등이 좋은 예이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대학소속이거나(대회, 경기수도 적고 저학년인 경우 경기출전 기회가 적음) 프로리그라 하더라도 대부분 1군의 교체선수 또는 2군 소속, 게다가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거시적으로 보면 그 얼굴이 그 얼굴인, 속을 들여다 보면 사실상 경쟁이 별로 없는 무풍지대에서 축구를 하는 실정이다. 프로리그가 활성화된 외국과 비교해서 객관적으로 보면 온실 속의 화초라고나 할까?

축구선수들은 평균적으로 각자의 위치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경기당 1,500~1,900kcal의 열량을 소모한다. 움직이는 거리는 저, 중강도로 8~9km, 전력질주에 해당하는 고강도(최대산소섭취능력의 80~90%)로 1.5~2km를 달리는 것으로 총 9.5~11km(110~150m/분) 정도를 질주한다.

또한  몸 안에(주로 허벅지 근육) 저장된 탄수화물로부터 약 70%, 지방으로부터 약 30%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저,중강도로 달릴 때는 지방을 최대한 사용하여 폭발적인 속도로 달릴 때 유용한 탄수화물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며 절약하는 것이다.

이러한 능력은 평상시 다양한 달리기 훈련을 통하여 근육 속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Mitochodria)를 최대한 활성화(유산소 운동능력)시키는 것이다. 이 활성화된 미토콘드리아를 기반으로 경기 시 지방을 에너지로 변환시켜 사용해  탄수화물을 절약할 수 있다. 전, 후반 90분을 원하는 속도로 달리고 경기를 펼치는 것이 체력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만약 훈련이 충분하지 않아서 미토콘드리아의 활성화 정도가 낮으면 지방을 에너지로 만드는 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운동초기에 탄수화물(글리코겐)을 분해하여 운동에너지로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시간이 흘러 저장되었던 글리코겐이 소모, 고갈되면 달리는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되며, 신경의 피로도도 일찍 오게 되어 경기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일정기간을 합숙하면서 전술적인 조직력을 키우고 90분 이상을 덜 지치고 달릴 수 있는 근지구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훈련 시스템에서 비롯된 체력을 바탕으로 축구 강국들과의 경기에서 대등하거나 앞선 실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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