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암 환자 차별대우.. “사장님도 암 걸릴 수 있는데”

[사진=buritora/shutterstock]

“암에 걸렸다고 하니 배려는커녕 감당하기 힘든 일을 주더군요. 퇴사를 유도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암 환자는 모두 직장을 그만둬야 하나요?”

건강한 사람은 환자가 겪는 고통을 체감할 수 없다. 특히 암 환자는 신체적 고통 뿐 아니라 정신적 아픔도 크다. 암이 점차 만성질환으로 이행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암은 ‘죽음’을 떠올린다.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2018년 12월)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82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2%였다.  남자(79세)는 5명 중 2명(38.3%), 여자(85세)는 3명 중 1명(33.3%)이 암 환자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 3명 가운데 1명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해보라.  바로 나 자신도 언제든지 암 환자가 될 수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2명 중 1명이 암으로 고생할 수 있다는 추정치도 나오고 있다.  “누구나 암 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해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그런데 암 환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특히 직장 내에서 보직, 승진 등과 관련된 차별 대우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차별 대우의 실무 책임자인 인사부장, 더 나아가 사장도 암 환자가 될 확률이 높은데, 차별의 장벽은 높기만 하다.

대한암협회와 국립암센터가 지난 4∼5월 암 완치 판정을 받은 85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차별이 있다고 답했다.  ‘중요업무 참여 및 능력 발휘 기회 상실’이 60.9%로 가장 많았고, ‘단합·친목 활동 배제(37.1%)’  ‘직·간접적 퇴직 유도 또는 퇴직(33.6%)’  ‘승진 불이익(27.2%)’ 등의 순이었다.

암을 이긴 암 생존자들의 복귀를 위해서는 주변 동료들의 응원과 유연근무제 등 업무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 생존자가 회사에서 바라는 대우를 보면 ‘내가 도움을 요청할 때 배려를 받기 원함’이 52.5%를 차지했다.  ‘차별·배려 없이 동등한 대우(44.2%)’  ‘업무성과에 대한 객관적 평가(43.1%)’ 등의 순이었다. 업무와 치료 또는 정기검진을 병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내 제도로는 ‘유연근무제’가 64.1%로 가장 많았다.

최근 5년간(2012-2016년)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6%로, 3명 중 2명 이상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생존율은 흔히 암 완치 판정 시 활용된다.  위암, 대장암, 자궁경부암의 5년 생존율은 각각 76.0%, 75.9%, 79.8%이다.

암은 더 이상 ‘죽음’을 떠올리지 않아도 된다. 예방 습관과 조기 검진이 확산하면서 초기에 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처럼 관리만 잘 하면 직장 생활을 암 발병 이전처럼 할 수 있다.

암 생존자는 2016년 기준 174만명이나 된다. 그럼에도 이들은 사회적 편견에 부딪혀 학교나 직장 등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직장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업무를 줘 퇴사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주위 사람 3명 가운데 1명이 암에 걸릴 수 있는 시대다. 암 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 대우을 시정하지 않으면 곧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수 있다. 암 예방 노력과 함께 암을 이긴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때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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