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인 행동, ‘이럴 땐’ 좋은 평가 못 받는다 (연구)

[사진=Inspiring/gettyimagesbank]
남을 돕는 행동이 본인에게도 득으로 돌아온다면, 이타적인 행동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진정한 이타심이란 무엇일까? 이는 학자들의 오랜 논쟁거리다.

일부 학자들은 자신이 베푼 행동이 상대는 물론 자신에게까지 득이 된다면 엄밀한 의미에서 순수한 이타적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가령 자원봉사를 하고 난 대가로 따뜻한 식사를 대접받았다면 이는 완벽한 이타적 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반대 의견을 갖고 있다. 의도치 않게 얻게 된 대가가 이타적인 행동을 훼손시키지는 않다는 것이다. 식사 대접을 받을 것이란 예상 없이 한 자원봉사는 이타심을 바탕으로 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최근 ‘실험 사회 심리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 새로운 연구를 발표한 연구팀은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타심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확인했다. 행위의 동기와 결과를 기준으로 이타심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는지 살핀 것이다.

이처럼 일반인의 인식을 조사하면 사람들이 우리가 한 행동을 어떤 관점으로 평소에 평가하는지, 유명인의 자선 행동에 대한 평가가 왜 사람마다 달라지는지, 봉사활동을 한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이 적절한지 등의 여부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270명을 대상으로 8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각 행동이 얼마나 이타적인지 판단하도록 했다. 한 그룹에게는 “제인은 동네 병원에 혈액을 기부했다”와 같이 단순 행동을 묘사한 시나리오를 전달했고, 또 다른 한 그룹은 “제인은 친구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혈액을 기부했다”처럼 행동에 대한 동기를 함께 묘사한 시나리오를 주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그룹은 “제인은 혈액을 제공해서 다른 친구들을 감명시켰다”처럼 행동에 대한 결과를 함께 묘사한 시나리오를 제공했다.

실험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사회적 혹은 물질적으로 무언가 혜택을 얻기 위해 한 행동은 이타적인 것으로 보지 않았다. 심지어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처럼 감정적인 혜택을 얻기 위한 동기를 가졌을 때조차 순수한 이타적 행동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행위의 결과는 동기처럼 실험참가자들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하지만 물질적 혹은 사회적 혜택을 입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을 때는 덜 이타적인 것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동기나 결과 등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단순 묘사에 대해서는 전부 이타적인 행동인 것으로 평가했다는 점이다. 즉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남을 돕는 행위를 ‘이타적’이라는 디폴트값으로 놓지만, 동기와 결과를 기준으로 그 값이 바뀐다는 것이다.

동기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동기가 향후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될 사람인지 추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란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타적인 행동을 했다 해도 이기적인 동기를 바탕으로 했다면 향후 위험하거나 기만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도성을 가진 동기와 달리, 의도치 않게 얻게 된 결과물을 기준으로 이타심에 대한 평가가 변한다는 점은 다소 의외의 결과였다. 사람들은 의도와 상관없이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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