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고양이를 채식으로 키울 수 있을까?

[사진=Nina Buday/shutterstock]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게 식물성 먹이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관련 사료들도 적지 않게 출시됐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반려동물, 특히 고양이를 채식으로 키우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터프츠 대학교의 수의학자 리사 프리먼은 “사람에겐 채식의 장점이 있겠으나 반려동물, 특히 고양이에겐 절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잡식성인 개와 달리 고양이는 온전히 고기를 통해서만 영양을 섭취하는 완전한 육식동물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개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식물성 베타카로틴을 활성 비타민 A로 변환하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고양이는 아니다. 고기에 포함된 비타민을 직접 먹어야만 한다.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인 아라키돈산은 고양이에게 필수적인 영양소인데 오로지 다른 동물의 지방으로만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D, B12나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 등도 인간과 개는 채식으로 합성할 수 있으나, 고양이는 포유동물의 조직으로만 섭취할 수 있다.

타우린 섭취가 부족한 고양이는 심장질환에 걸리거나 시력이 약해질 수 있다. 게다가 고양이에게 채식을 주는 것에 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2006년 발표한 소규모 연구에 따르면 채식을 한 고양이 17마리 가운데 3 마리는 타우린 결핍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채식주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면 고양이보다는 개가 그나마 낫다. 개는 늑대와 유전자 대부분이 일치하지만, 가축화 과정에서 녹말 소화 및 지방 대사와 관련한 유전자 10개가 변이했다. 덕분에 개는 늑대보다 녹말을 소화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채식이 가능해졌다는 것.

그러나 터프츠 대학교의 동물 영양학자 케일린 하인즈는 “사람에게 필요 없지만, 개에 필수적인 몇 가지 아미노산이 있다”면서 “채식만으로는 그걸 충분히 보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타민 D3 역시, 사람은 햇볕을 쏘여 합성할 수 있지만 개는 육류 섭취를 통해 흡수해야 한다.

요컨대 반려동물을 채식으로 기르고 싶다면 고양이보다 개가 적합하지만, 개 역시 완전한 채식(비건)으로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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