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이 울컥, 눈물을 쏟아낸 까닭

[이성주의 건강편지]

제 1327호 (2019-06-04일자)

이정은의 눈물, 부모의 눈물, 우리의 눈물

사진출처=LPGA 홈페이지

우승컵을 든 ‘핫 식스’가 울컥하며 눈물을 쏟아냈고, 통역도 목이 메었습니다. 갤러리들은 뜨거운 박수로 두 사람의 눈물을 다독거렸습니다.

어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 컨트리클럽.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정은(23)의 인터뷰 장면은 수많은 골프팬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적셨습니다.

이정은은 이정은6로 대회에 출전합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동명이인 선수 중 여섯 번째란 뜻이죠? 이름 뒤에 숫자를 붙이는 게 행정 편의로 보여 불편하지만, 어쨌든 이정은6는 ‘핫 식스’라는 별명으로 통합니다. 이정은6가 뜨거운 활동을 보이자, 선배 프로 김세영이 음료수 이름을 별명으로 붙였다고 합니다. ‘6’는 어제 언더 6의 점수로 첫 메이저 퀸이 됐습니다.

‘핫 식스’는 어제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골프를 했던 게 생각 많이 나서 눈물이 많이 나요.”라면서 울먹이다가 결국 울음보를 터뜨렸습니다. LGPA 홈페이지와 국내외 언론에서 그 눈물에 녹아있는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이정은은 아버지 이정호 씨가 두 발로 걸어 다니는 모습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아버지는 딸이 네 살 때 덤프트럭을 몰다 30m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정호 씨는 초등 2학년 딸에게 태권도를 시켰는데 레슨 프로인 지인으로부터 “월 3만원만 더 내면 골프를 시킬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골프를 권합니다.

그러나 딸은 3년 만에 그만 둡니다. 어린 마음에 휠체어를 타고 지켜보는 아버지 뒤에서 “저렇게까지 골프를 시켜야하나?”하고 수근덕대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상처받았습니다. 함께 즐겁게 연습하다가도 대회만 가면 차갑게 변하는 친구들의 모습도 싫었습니다. 골프가 싫다는 딸에게 아버지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정은은 중3 때 골프채를 다시 잡습니다. 레슨 프로가 되면 가족생활비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특기생으로 진학할 성적 자체가 없어서, 순천 청암고에서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일반 골프장에서 연습을 했습니다. 중고 골프채로 연습하고 경기에도 나갔습니다.

간절함은 기적을 만드는 모양입니다. 이정은은 고2때 베어크리크 배 전국대회에서 우승하고, 이듬해 아마추어 선수들의 메이저 격인 호심배에서도 정상에 올랐습니다. 국가대표가 됐고 한국체대에 특기생으로 진학했습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개인,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2016년 KLPGA 투어에서 탄 상금으로 전세자금을 보탰고, 아버지에게 전동 휠체어도 선물했습니다. 전세자금을 빼서 딸의 훈련에 보탰던 부모에게 보은한 겁니다.

핫 식스는 데뷔 첫해 신인상을 받고 이듬해 KLPGA 상금, 다승, 평균타수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KLPGA 대상, 베스트 플레이어, 인기상 등을 휩쓸었습니다. 2018년에는 미국, 일본대회에도 나가면서 KLPGA 상금과 평균타수 1위를 지켰습니다.

아버지는 장애인 승합차를 몰며 딸을 필드까지 데려다주곤, 딸에게 부담을 줄까봐 주차장에서 노심초사 기다리곤 했습니다. 딸은 2018년 LPGA 퀄리파잉스쿨에서 1위를 해서 미국 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었지만 아버지와 어머니 때문에 망설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는 딸을 큰 바다로 보냈습니다.

핫 식스의 아버지는 어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인공은 정은이다. 난 아무 것도 해준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어머니 주은진 씨는 “정은이가 미국에서 일정한 거처도 없이 숙소를 옮겨 다녀 변변한 반찬도 하나 못 보내줬다”며 울먹였습니다.

이정은과 부모의 눈물에는 사랑과 헌신이 비칩니다. 난관과 극복이 보입니다. 고통을 이겨낸 담백한 심성이 녹아있습니다. 그래서 아름답습니다. 코끝이 찡하게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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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음악

오늘은 눈물과 관련한 노래 두 곡 준비했습니다. 첫 곡은 에릭 클랩톤의 슬로 핸드 기타 연주가 일품인 ‘River of Tears’입니다. 둘째 곡은 패피 페이지의 ‘I Went to Your Wedding’입니다. 6.25 전쟁에 참전한 애인이 죽은 줄 알고 장례까지 치르고 다른 남자와 결혼식을 치를 때 그 애인이 나타나서 신부와 가족 모두 운다는 노래죠?

  • River of Tears – 에릭 클랩톤 [듣기]
  • I Went to Your Wedding – 패티 페이지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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