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파마, 염색, 다이어트…2030 여성 탈모 증가

[사진=SIphotography/gettyimagesbank]
아침마다 베개 위에 쌓인 머리카락 혹은 머리를 감을 때 욕조 위로 떨어진 머리카락을 보면 절로 한숨이 나오는 여성들이 있다. 탈모는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지만, 젊은 여성의 탈모 비율도 점점 늘고 있다.

사람의 모발은 수명이 있어 끊임없이 빠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하루 100개 이상 빠질 땐 탈모일 가능성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머리숱이 적어지거나 모발이 있어야 할 부위에 없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여성 탈모는 남성 탈모처럼 앞머리 이마선이 변하지는 않는다. 모발선은 유지되지만 정수리 모발이 가늘어지고 숱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진행이 서서히 이뤄지기 때문에 탈모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머리카락이 얇고 힘이 없어졌거나 정수리가 예전보다 휑한 느낌이 든다면 탈모를 의심해볼 수 있다.

탈모는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환경적 요인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여성 탈모도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탈모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환자 21만여 명 가운데 여성 탈모 환자는 약 9만 5000명이었으며, 이 중 20~30대가 37%를 차지했다.

20~30대 여성의 탈모를 악화시키는 인자로는 잦은 파마나 염색, 드라이기 사용, 다이어트, 스트레스 등이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도 모발 손상을 악화시켜 탈모에 영향을 주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단기간 체중감량을 위해 음식섭취를 제한하는 다이어트는 탈모의 주범이다. 모낭에 있는 기질세포는 1~3개의 모근을 키워 모발을 자라게 하는데, 다이어트로 모발 성장에 필요한 미네랄, 단백질, 필수지방산, 비타민 B 등이 부족해지면 영양 불균형으로 모낭이 부실해진다. 모발이 가늘어지고 모주기가 짧아져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학업이나 취업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여성 탈모의 또 다른 원인이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교감신경 흥분상태가 지속돼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고, 두피 근육과 혈관은 수축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한다. 이는 두피로의 영양공급, 혈액순환, 산소공급 등을 어렵게 만들어 모근의 성장을 막고 탈모를 유발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문혜림 교수는 “20~30대 여성은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다이어트가 잦아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탈모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며 “평소보다 모발이 많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면 병원을 찾아 모발 상태를 진단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들은 두피 관리나 탈모 샴푸 등 비의료적인 자가치료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문혜림 교수는 “자가치료법에 의존해 치료 시기를 놓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고 심하면 모발이식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며 “여성 탈모 치료는 주로 두피에 직접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을 쓰는데, 꾸준히 치료하면 탈모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만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탈모는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문혜림 교수는 “파마나 염색, 드라이기 사용 등의 두피 자극을 줄이고, 식물성 단백질과 제철 식품 위주의 건강식을 섭취하며, 금연과 금주, 자외선을 주의해 건강한 두피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건강한 두피를 만들기 위해 생활습관을 바꾸고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탈모 진행 속도가 늦어지고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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