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 시대 열리나, 복지부 지침 이후 엇갈린 시선

[사진=gettyimagebanks/IM3_015]
보건복지부의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게 전향적 신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에서는 건강관리서비스의 주체를 놓고 혼란을 호소하고 있어 복지부의 유권해석이 더욱 신속하게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을 발표해 의료법 상 의료행위와 비의료 건강관리서비스(이하 건강관리서비스)를 구분하는 판단기준을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지침)에 따르면 건강관리서비스는 건강 유지·증진과 질병 사전예방·악화 방지를 목적으로, 위해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올바른 건강관리를 유도하기 위해 제공자의 판단이 개입(의료적 판단 제외)된 상담·교육·훈련·실천 프로그램 작성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로 규정됐다.

복지부는 “그동안 건강관리서비스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포괄적이어서 의료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업계의 고충이 있어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침은 헬스케어 업체 등 비의료기관이 의료법을 어기지 않고 건강관리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그동안 민간업체들은 의료법 저촉 우려에 심박수 측정이나 건강나이 산출 등 건강관리서비스 제공에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건강관리서비스 제공자(비의료기관, 민간업체)는 면허 자격이 필요한 의료행위는 할 수 없지만, 건강정보를 점검·확인하거나 비의료적인 상담과 조언을 할 수 있다. 즉 특정 증상에 대한 질환의 발생 여부를 예측 할 수는 없어도 비만도 계산이나 건강나이 산출 등은 가능하다. 제공방식은 이용자와 제공자 사이의 대면 서비스, 앱 등을 활용한 서비스, 앱의 자동화된 알고리즘에 기반을 둔 서비스 등 모든 형태의 서비스가 포함된다.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메디플러스솔루션 배윤정 대표이사는 “(정부가) 이전에 일괄적으로 금지한 사항에서 많은 부분을 풀어준 것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게 전향적 신호”라고 말했다.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에는 디지털 헬스케어 등 신기술의 사용을 촉진해 환자 만족도를 높이기로 한 내용이 포함됐다. 디지털 헬스는 바이오헬스와 함께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핵심사업이어서 건강관리서비스도 더욱 힘을 받게 됐다.

하지만 일부 업체에서 건강관리서비스의 판단 기준이 다소 모호해 혼란을 호소하고 있다. 인공지능 전문기업 셀바스AI의 ‘셀비 체크업’의 경우,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개인의 건강검진 정보를 입력하면 4년 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에 대한 위험도를 예측해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이번에 발간한 사례집에 따르면 ‘비의료기관이 직접 개인의 건강진단(검진) 결과 및 혈압・혈당・몸무게 등 건강지표에 근거하여 특정 질병의 발생위험 등을 예측하여 제공하는 행위’는 의료법상 의료행위 위반 소지가 있다. 셀바스AI 관계자는 “(셀비 체크업은) 단순 참고용으로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현재 내부 의견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헬스케어 기업 ‘눔’은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칼로리, 탄수화물, 나트륨, 혈당값 등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눔 관계자는 “대부분 개인이 자가 측정 후 기록하는 것이고, 자신이 기록한 혈당값에 대해 정상 수치를 벗어났을 때 리마인드를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그룹 코칭 등이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시선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 발표로 지금까지 (민간업체가 진행하던 사업이) 안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례집 발간 시 참여한 위원회에서도 적정 수준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밝혔다. 해당 위원회는 의사단체, 소비자단체, 보험업계, 변호사단체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우려하는 것은 ‘맞춤화’된 건강관리서비스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비의료적 상담·조언은 질환을 관리하는 목적으로 해야 한다. 질환의 치료를 직접적 목적으로 하는 상담·조언은 의료인의 판단·지도·감독·의뢰 아래 진행하는 경우에만 비의료기관에도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하지만 비의료기관인 민간업체가 고혈압 환자의 자가측정 혈압 기록을 토대로 “현재 혈압이 높으니 특정 행위를 해야 혈압을 내릴 수 있다”는 등의 조언은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의 유권해석 절차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비의료기관에서 향후 제공하려는 서비스가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보건복지부에 유권해석을 신청할 경우, 빠르면 총 37일 이내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유권해석 신청 내용이 민관합동법령해석위원회를 거치지 않고도 해석 가능한 경우에는 신청서 접수 후 20일 이내에 신속히 회신할 예정”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례집에 담지 못한 새로운 건강관리서비스에 대해서는 사례를 모아 의료행위와의 구분 기준과 사례를 지속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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