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이 어떻게 암을 유발할까? “민물고기 날로 먹으면..”

[사진=Nerthuz/shutterstock]

기생충이 암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아직도 기생충이 있나?”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기생충 가운데 간흡충(간디스토마)은 담도암을 유발한다. 간흡충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감염률이 높은 기생충으로 약 130만 명이 감염되었다는 통계가 있다.

국제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간흡충을 담관암 발생의 1등급 원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담관암의 발병률은 간흡충 유행지역에서 비유행지역보다 10배 이상 높다.

2018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에서는 담낭·담도암은 남녀를 합쳐서 6685 건이나 발생했다. 그 중 담낭암은 2554 건이었고, 기타 담도암은 4131 건이었다. 담낭·담도암은 전체 암 발생의 8위일 정도로 환자 수가 많다.

국립암센터는 “간흡충은 1~2 cm 크기의 나뭇잎 모양의 기생충으로 사람의 간 주위의  담관에 기생하면서 각종 물질을 분비하거나 담관상피세포를 자극한다. 음식물 속의 발암물질이나 염증반응으로 생성된 발암성 물질과 함께 담관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간흡충은 어떻게 감염될까? 민물고기를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었을 때 감염된다. 간혹 소금 또는 식초에 절이거나 말린 민물고기를 먹어도 감염되는 경우가 있다.

주로 잉어과의 민물고기가 간흡충의 주요 감염원이다. 참붕어, 큰납지리와 같은 작은 물고기가 큰 물고기보다 더 많이 감염된다. 사람들이 즐겨먹는 붕어와 잉어는 간흡충 감염량은 매우 적지만 반복적으로 먹으면 간흡충 감염이 누적되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간흡충 유행지역의 경우 대개 술자리에서 민물고기회를 같이 먹기 때문에 여자보다는 남자가 감염률이 높다. 20대 이후에 감염률이 증가해  40~50대에 가장 높은 감염률을 보인다.

적은 수의 간흡충에 감염된 경우에는 증상이 없을 수 있다. 100마리 이상 감염되면 피로, 식욕부진, 메스꺼움, 복부 불쾌감, 상복부 통증, 설사 등이 나타난다. 치료하지 않으면 담석, 담관염, 담낭염 등이 생긴다. 간흡충으로 인해 담즙이 정체되고 충체(기생충 몸통)나 충란이 담석의 핵으로 작용해 담석이 생긴다.

간흡충은 대변검사에서 기생충란을 발견해 진단할 수 있고 혈액검사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평소에 민물고기 회를 즐기는 사람들은 가까운 보건소나 의료기관에서 대변검사를 받는 게 좋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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