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환자는 술이나 커피를 못 마시나요?

[사진=Yeexin Richelle/shutterstock]
소화기관에 생긴 염증이 만성화되면 염증성 장 질환이 된다. 크론병이 대표적인데, 최근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염증성 장 질환은 일반적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있다. 둘 다 만성적인 염증이 특징이지만,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 국한돼 증상이 나타나고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크론병의 발병 연령이 낮아지고 환자 수가 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19일 ‘세계 염증성 장 질환의 날’을 맞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가 난치병의 하나인 크론병에 대해 설명했다.

Q. 크론병은 젊은 환자에게 더 치명적인가요?

최근 5년 사이 크론병 내원 환자가 34%나 늘었다.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10~20대의 젊은 연령이 눈에 띄게 늘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곽민섭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크론병 10대 발병률은 2009년 10만 명당 0.76명에서 2016년 1.3명으로, 20대는 0.64명에서 0.88명으로 증가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면서 육식과 즉석식품의 섭취가 증가한 것이 발병률을 높인 이유로 분석된다. 젊은 나이에 크론병이 생겼을 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40세 이후에 발병하면 증상이 비교적 경미하고 경과가 좋은 편이지만, 10대에 발병한 경우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높다. 복통‧설사에 자주 시달리고 영양분의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체중감소와 성장부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Q. 크론병은 유전인가요? 스트레스 탓인가요?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 생활환경, 비정상적인 면역계 반응, 장내 세균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유전적 소인을 가진 환자에게 좀 더 많이 발생하지만 단정적으로 유전적 이상이 원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본인이 크론병 환자여도 자녀에게 크론병이 생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유전적인 질환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가족 내 발병률이 다소 높은 가족성 질환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크론병은 스트레스나 우울증, 불안감과 같은 정신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의 생리작용 등에 영향을 미쳐 증세를 악화시킬 수는 있지만, 대체로 질병 때문에 역으로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느낄 가능성이 더 높다.

Q. 화장실에 자주 간다면 크론병일까요?

크론병의 주요 증상은 복통, 설사, 전신의 나른함, 혈변, 발열, 체중감소, 항문 통증 등이 있다. 초기 증상은 과민성장증후군과 비슷하다. 하지만 과민성장증후군은 크론병과 달리 자는 동안 복통이나 설사가 나타나는 일이 드물다. 체중감소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유사한 또 다른 질환으로 급성 감염증 장염, 약제에 의한 장염, 음식 알레르기, 궤양성 대장염, 장결핵, 베체트장염 등이 있어, 감별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크론병이 의심될 때에는 전문의사의 진찰을 받고 필요한 경우 상세한 검사들을 받아야 한다.

[사진=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교수]
Q. 크론병 환자는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하나요?

크론병은 음식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측되긴 하지만, 아직 명확히 밝혀진 원인 음식은 없다. 음식을 가리면 오히려 영양결핍이 생길 수 있으니, 염증이 심한 급성기가 아니라면 편식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영양 상태가 좋아야 약물에 대한 반응이 좋고, 전신 상태를 호전시켜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한두 잔의 술이나 커피 역시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 병이 악화된 상태일 때는 술이나 커피가 장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이럴 땐 줄이도록 한다. 또 한두 잔의 술이 보통 한두 병의 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Q. 크론병 환자는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가요?

급성기가 아니라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학교나 직장생활, 운동, 취미, 여행 등도 가능하다.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 것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증상이 악화됐을 때 잠시 병가를 내고 입원 치료를 받을 수는 있지만, 증상이 호전되면 정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병이 악화된 급성기에는 지나친 피로를 유발하거나 복통, 관절통 등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수준의 운동은 제한하도록 한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땐 사전에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약의 이름, 특히 성분명과 용량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고, 비상시를 대비한 약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에서는 세균성 장염이 크론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물은 가급적 사 먹도록 한다.

정상적인 출산 역시 가능하지만, 염증이 심한 활동기 환자는 유산이나 조산의 위험성이 다소 높을 수 있다. 남성은 크론병 악화로 성욕이 저하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임신과 출산 계획이 있을 때는 주치의와 상담해 크론병 염증 조절을 하도록 한다. 지금까지 보고된 바로는 임신 중 사용되는 크론병 약물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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