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로 소중한 이를 잃은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말 3

[사진=KieferPix/shutterstock]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자살로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날 경우, 5명에서 10명의 가족과 친지가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2003년 이래 계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 2017년 자살한 이들이 1만 2463명이니, 그 한 해에만 약 6만에서 12만 5천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엄청난 고통에 마주한 셈이다.

자살로 누군가를 잃은 이들은 슬픔에 더해 분노와 혼란,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좋은 의도에서 한 말조차 상처를 낼 수 있는 상황. 어떤 식으로 위로를 건네는 것이 옳을까? 미국 ‘뉴욕 타임스’가 정리했다.

◆ “어떤 심정인지 알아요” (X)

섣불리 아는 척하지 말라. 게일 브랜다이스는 어머니를 자살로 잃었다. 2009년, 아기를 낳은 지 일주일 만이었다. 잠을 잘 수도,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동안에도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때 간호사가 말했다. “어떤 심정인지 알아요.” 전남편이 지난주에 심장 발작을 일으켰다는 거였다. 브랜다이스는 그때 ‘당신은 몰라! 절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아”, “그 마음 이해해” 같은 말은 되도록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섣부른 위로는 반감을 일으킬 뿐이다.

◆ “자살은 비겁한 짓” (X)

자살한 사람을 비난하지 말라. 자살은 이기적인 선택이라는 둥 죄악이라는 둥 재단하는 태도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트레이시 로버츠는 동생이 자살한 뒤 “자살은 겁쟁이들이 하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속상했던 기억을 이야기하면서 “내가 사랑했고, 지금 애도하고 있는 동생을 공격하면서 그걸 어떻게 위로라고 생각할 수 있는지” 반문했다

자살을 비난하는 말은 곧 자살한 사람을 비난하는 말로 들릴 수 있다. 그런 말은 유족이나 친지를 더 슬프고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 “산 사람은 살아야지” (X)

슬픔의 시한을 정하거나 극복을 강요하지 말 것. 자살 방지 네트워크 사무총장 데비 포스니엔에 따르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제 네 갈 길 가야지” 같은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자살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경우, 그 슬픔을 치유하는 데는 평생이 걸릴 수도 있다. 얼른 극복할 것을 강요하는 말, 그렇게 들릴 수 있는 말은 금물이다.

◆ “네 잘못이 아니야” (O)

남은 사람들은 자책하기 쉽다.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았을까? 혹시 그때 내가 다르게 행동했다면? 그럼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라며 후회하는 것이다.

그때 필요한 말. 자살로 누군가를 떠나보낸 이들이 듣고 또 들어야 할 말. 바로 “네 잘못이 아니야” 라는 말이다. 함께 고인에 대해 추억하고, 그의 삶을 기리면서 때로 말하라.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손을 잡고, 눈을 들여다보며 거듭 말하라.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이용재 기자 youngchaey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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