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술 다음에 독주 마시면 덜 취하나?

[사진=Syda Productions/shutterstock]

‘덜 취하는 법’에 대한 속설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약한 술부터 독한 술로 옮아가면 숙취가 덜하다는 설이다. 서양에선 비슷한 속설로 ‘맥주부터 마시고 와인을 마시면 덜 취한다’는 말이 있다.

미국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이 전문가 의견을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신이다. 지난 2월 ‘미국 임상 영양학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숙취를 결정하는 건 술의 종류나 음주의 순서가 아니라, 음주량이었다.

연구진은 19~40세 성인 남녀 90명을 4개 그룹으로 나눠 실험했다. 1그룹은 맥주를 마신 뒤 와인을 마셨고, 2그룹은 와인 다음에 맥주를 마셨다. 3그룹은 맥주만, 4그룹은 와인만 마셨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충분히 취할 때까지 마셨는지 혈중 알코올 농도를 확인했다. 그러고 나서 이튿날 두통과 구역질 등 숙취 증상을 측정했다. 그로부터 1주일이 흐른 뒤 그룹별 음주 방법을 반대로 바꿨다. 1그룹은 와인 다음 맥주를, 2그룹은 맥주 다음 와인을 마셨고, 3그룹은 와인만, 4그룹은 맥주만 마셨다.

결과는 두 경우 모두 참가자 전원이 숙취를 겪었으며, 주종과 음주 순서는 숙취의 정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결국 숙취 정도는 섭취한 알코올의 양과 개인별 대사 능력에 비례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과음은 누구에게나 해롭다. 술을 마셔야 하는 상황이라면 적당히 하는 방법밖에 없다.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이 제안한 적당량은 여성의 경우 하루 한 잔, 남성은 하루 두 잔 이내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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