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학회 “인보사, 임상 성과 납득 어려워”

[사진=인보사케이주]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2액의 주성분이 처음부터 신장세포(293세포)였다고 주장하면서 인보사의 임상 연구 결과에 대한 의문이 깊어지고 있다.

백한주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이사는 “작년 인보사 급여 신청 시 학회에 의견을 요청했었다”며 “당시 학회 측에서는 인보사의 안정성이나 효능이 급여화에 적합하지 않아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인보사의 허가 경과를 살펴봤을 때, 너무 쉽게 시판된 것이 아니냐는 학회 내 의견이 있었다는 것.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신청했다가 자진 취소했다. 약제 급여절차 과정은 통상 ▲의견수렴 및 실무검토 ▲자료 요청 ▲학회 의견 ▲위원회 심의 ▲보건복지부 보고 등을 거쳐 시행된다. 이 과정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인보사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에 대해 여러 전문 학회에 의견 제출을 요청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대한슬관절학회 등이 대표적이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지난 16일 자체 토론회를 통해 “인보사 임상시험을 분석했을 때, 유효성 평가도 적절하지 않았고 효과도 뛰어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신기철 대한류마티스학회 임상연구위원회 간사는 국제골관절염학회 등에서는 골관절염 임상연구 시 치료반응 평가 기준으로 ‘관절통의 유의한(50% 이상) 호전’ 또는 ‘관절통, 신체기능, 환자 상태 중 2개 이상에서 20% 이상 호전’ 등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인보사는 효과가 탁월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백 이사는 “인보사가 유전적으로 불안정한 세포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그러한 점 때문에라도 임상시험 단계에서 세포주에 대한 면밀한 점검 확인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인보사는 개발 당시 형질전환세포의 계속적인 분열 때문에 종양 유발 우려가 제기됐었다. 코오롱은 이에 “미국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권고에 따라 방사선조사 후, 형질전환세포 사멸을 확인한 후 출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의 2010년 논문에는 15그레이 강도의 방사선으로 4일만에 사멸시켰다고 기록된 반면, 2015년 논문에서는 4배 더 강한 60그레이 방사선으로 사멸시키는데 3주가 걸렸다고 기술되는 등 방사선조사의 효과성 역시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 이에 백 이사는 “조사성을 도중에 늘린 것도 의문이며, 조사성을 늘렸다는 것은 세포 정체성의 변화가 있었음을 인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세포)로 밝혀지면서 문제는 더 복잡해졌다. 백 이사는 “코오롱의 주장처럼 처음부터 293세포였다면 이 세포로 실행했던 여러 임상결과 등의 성과들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인보사의 핵심으로 꼽던 ‘hChonJb#7세포(TGF-β1 유전자를 연골세포 유전자에 도입한 형질전환 연골세포를 방사선 처리한 세포)’의 정체에 대해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보사 임상에 다수 회원이 참여했던 대한슬관절학회 측은 인보사 사태와 관련한 어떠한 인터뷰도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슬관절학회 역시 인보사가 기존 치료제에 비해 통증 완화 및 개선 효과 등에서 명백히 우수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보험 급여를 권고할 수 없다는 의견을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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