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다룬 드라마, 자살 부추기나?(연구)

[사진=Andrey_Popov/shutterstock]

2017년 3월에 공개된 넷플릭스의 <루머의 루머의 루머, 원제 13 Reasons Why>는 자살에 관한 드라마다. 한나라는 여고생이 13개의 녹음테이프를 남기고 자살한다. 주변인들, 그리고 시청자들은 그 테이프를 통해 한나의 비밀은 무엇인지, 또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차근차근 알아가게 된다.

드라마는 인기를 얻었고, 덕분에 시즌 2도 제작되었다. 그러나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청소년들의 자살 시도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것. 특히 자살 묘사가 불필요하게 상세하다는 점이 지적을 받았다.

정말 <루머의 루머의 루머>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그랬듯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까? 미국의 미시간 대학교,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아넨버그 공공 정책 센터, 벨기에의 루뱅 대학교 연구진은 드라마의 시즌 2가 공개된 2018년 5월을 전후해 18~29세 남녀 729명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세 가지 사실이 드러났다. 첫째. <루머의 루머의 루머>를 보다가 도중에서 멈춘 이들은 드라마를 전혀 보지 않은 이들, 또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한 이들에 비해 자살 위험이 컸고 미래에 대한 낙관은 덜했다.

둘째. 학생들은 성인에 비해 자살할 위험이 높았다. 특히 중간에 드라마를 접은 학생들은 마찬가지 선택을 한 성인에 비해 그 위험이 현격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루머의 루머의 루머> 시즌 2 전체를 본 학생들은 전혀 보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자해를 하거나 삶을 끝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었다. 성인들까지 포함해, 모든 에피소드를 시청한 이들은 자살 충동을 가진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중간에 시청을 포기한 이들보다 강했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로머 박사는 “<루머의 루머의 루머>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 부정적인 효과도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이런 류의 드라마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예민한 시청자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Investigating harmful and helpful effects of watching season 2 of 13 Reasons Why: Results of a two-wave U.S. panel survey)는 ‘사회과학과 의학(Social Science & Medicine)’ 저널에 게재되었다.

이용재 기자 youngchaey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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