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오래 복용하면 심장병 위험 커진다(연구)

[사진=fizkes/shutterstock]

나이든 여성이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심장병이나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툴레인 대학교 연구진은 3만 6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60세 이상 여성이 항생제를 두 달 이상 복용하면 심혈관계 질환을 앓을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0~59세 사이에 항생제를 오래 복용한 여성도 마찬가지. 그러나 20~39세 때는 항생제를 장기간 먹더라도 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진은 2004년, 여성 간호사 36,429명을 대상으로 항생제 복용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생애를 20~39세, 40~59세, 그리고 60세 이후로 나눈 다음, 각각의 시기에 항생제를 복용한 적이 있는지, 만약 있다면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한 것.

연구진은 2년마다 추가 설문을 진행했다. 2012년까지, 8년이 흐르는 동안 참가자들 가운데 1056명에게서 심혈관계 질환이 발병했다.

그런데 60세가 넘어 두 달 이상 항생제를 먹은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32% 높았다. 40~59세, 중년기에 두 달 이상 항생제를 먹은 여성들 역시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겪을 확률이 28% 이상 컸다. 항생제를 먹은 이유는 보통 호흡기 또는 요로 감염 때문. 치과 치료를 받고 항생제를 복용한 경우도 다수였다.

항생제 복용이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을 높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연구를 이끈 루 키 교수에 따르면, 항생제가 장내 미생물 서식 환경을 바꾸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균형이 깨져 ‘착한’ 박테리아는 줄어들고, 질병을 일으키는 ‘나쁜’ 박테리아만 번성하게 되면 혈관이 좁아지면서 심장병이나 뇌졸중이 일어날 확률이 커진다는 것.

루 키 교수는 “항생제는 정말로 필요할 때만 복용해야 한다”면서 “항생제를 먹는다면, 기간은 짧을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Duration and life-stage of antibiotic use and risk of cardiovascular events in women)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게재되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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