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 말라면 더 먹고 싶어…군것질과 식탐의 관계는?

[사진=ShotPrime Studio/shutterstock]
먹고 나면 괜히 찔리는 음식들이 있다. 보통 군것질을 했을 때 그렇다. 음식을 먹은 것뿐인데, 왜 죄책감이 드는 걸까?

군것질하는 행위는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라고도 부른다. 죄책감이 들지만 한편으론 즐겁기 때문에 하는 행위라는 의미다.

심지어 미국당뇨협회(ADA)는 지난해 ‘먹어도 죄책감이 들지 않는 음식들’을 테마로 요리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죄책감이 드는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체로 탄수화물, 지방, 설탕, 소금 등의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었을 때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이런 음식들을 즐겨 먹는 사람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거나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음식에 대한 분류화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음식을 먹는 행위 자체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먹으면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음식이 있는 것처럼 음식들을 분류하는 체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당뇨와 체중 관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식품 심리학자인 젠 베이트먼 박사는 이러한 분류가 오히려 우리 건강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정한 음식을 ‘나쁜 음식’이라고 규정해버리면, 심리적으로 이러한 음식에 대한 식탐이 더욱 커진다는 이유다.

사람은 하라는 것은 하기 싫고, 하지 말라는 것은 오히려 하고 싶은 반항 심리가 있다. 나쁜 것으로 규정된 음식일수록 더 먹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건강한 식사를 유지하려면 음식에 대한 부정적인 규정과 접근 방식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음식에 대한 강박이 커질수록 점점 많은 음식을 나쁜 음식으로 분류하게 된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줄어들면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게 되고 식습관은 점점 나빠진다. 음식을 먹어야 하는 자리를 자꾸 피하다보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잘못된 선입견도 이를 부추긴다. 학업이나 일에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군것질을 즐기면 자기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거나 게으르거나 의지력이 약한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이러한 편견은 군것질을 하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아이러니하게도 길티플레저에 더욱 의존하도록 만든다.

즉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려면 군것질을 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보다는 어떤 건강한 음식을 먹을까 생각하는 방식의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완벽한 식습관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하고, 부끄러움이나 수치심 역시 식단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단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식습관이 개선되지 않을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 어떤 사람은 알코올에 어떤 사람은 쇼핑에 중독되듯 설탕이나 탄수화물에 중독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우울감이나 슬픔 등 심리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 이러한 부분 역시 혼자 개선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정신과 전문의 등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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