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년층의 졸혼…혼자 사는 여성이 더 오래 살까?

[사진=Dean Drobot/shutterstock]

미디어를 통해 잘 알려진 나이 든 유명인들이 졸혼을 선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졸혼(卒婚)은 말 그대로 결혼 생활을 졸업한다는 뜻이다. 부부가 법적으로 이혼장에 도장만 찍지 않을 뿐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행태이다.

졸혼 부부의 경우 대부분 사는 곳이 다르다. 남편이나 부인 중 한 명이 별도로 집을 마련해 혼자 살림을 꾸린다. 하지만 자녀들이나 손자 등은 자주 왕래하며 가족애를 확인하는 사례가 많다. 부부만 이혼한 남녀처럼 사는 것이다.

졸혼한 여성의 경우 중년 이후 연령대가 많다. 이들은 “수십 년 동안 남편 뒷바라지 하느라고 지쳤고, 건강도 많이 상했다”고 말한다. 사실 중노년 여성의 경우 은퇴한 남편의 ‘삼시 세끼’를 차려주는 일도 만만치 않다. 집에서 식사를 모두 해결하는 ‘삼식이’들은 여성들을 힘들게 하는 유형 중의 하나다.

게다가 남편이 가부장적인 성격에 ‘바람끼’까지 있다면, 일부 여성들은 “차라리 혼자 살겠다”며 적극적으로 졸혼을 선택한다. 실제로 혼자 사는 중노년 여성들 가운데는 “마음 고생이 덜 하고 몸도 편하다”고 말한다. 나이 들어 혼자 살면 여성의 건강에 도움이 될까?

질병관리본부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은 남성보다 수명은 길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의 차이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생명표(2017년)에 따르면 남자는 79.7년, 여자는 85.7년 살 것으로 예상됐다. 질병관리본부가 건강수명을 좌우하는 건강관련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환경적 요인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보였고, 그 다음으로 결혼상태(별거, 이혼 등)와 가족구성원 수가 중요 요인이었다.

특히 2인 가족과 5인 이상의 가족과 함께 사는 65세이상 여성은 같은 나이의 혼자 사는 여성에 비해 건강관련 삶의 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간의 갈등 요인이 여성 건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결과이다.

이 연구결과를 현재의 졸혼 풍조와 직접적으로 연관지을 수는 없어도 충분히 참고할만 하다. 최근 황혼이혼이 급증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통계청의 ‘2018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2017년, 결혼 20년 이상된 부부의 이혼이 9.7%, 특히 30년 이상은 17.3% 증가하는 등 황혼 이혼이 크게 늘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15~49세 기혼여성(1만1207명)을 대상으로 이혼에 대해 조사한 결과 ‘부부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없다면 이혼하는 게 낫다’는 의견에 찬성비율이 72.2%(전적으로 찬성 18.1%, 대체로 찬성 54.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통계상 유의미한 차이는 나지 않았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이혼을 부부갈등 해결방안으로 찬성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나이가 많을수록 더 전통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결과이다. 특히 기혼여성 67.1%는 ‘자녀가 있어도 이혼할 수 있다’는 견해에 찬성했다.

자녀 존재와 상관없이 결혼생활 중 생길 수 있는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이혼을 선택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졸혼은 본인들이나 자녀에게 이혼보다 충격이 덜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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