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재, 신성일…비흡연 폐암 왜 이렇게 많나

[사진=vvoe/shutterstock]

배우 이일재의 사망으로 다시 비흡연 폐암이 주목받고 있다. 영화배우 신성일도 지난해 11월 폐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신성일은 1980년대 초 잠시 담배를 피우다 끊었다고 했다. 40년 정도 담배를 멀리 했으니 비흡연자라고 할만했다.

이일재도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일재는 영화 ‘장군의 아들’ 등에서 탄탄한 몸과 날렵한 무술 솜씨를 선보여 지난해 폐암 투병 사실이 알려지자 놀라는 사람이 많았다. 신성일도 운동과 식이요법 등 철저한 건강관리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그런데 두 사람 모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최근 담배를 피우지 않는 비흡연 폐암이 급속히 늘고 있다. 왜 이렇게 비흡연 폐암이 많을까?

신성일은 폐가 좋지 않은 가족력이 있다고 했다. 아버지가 폐결핵을 앓는 등 폐가 약한 것이 유전성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성일은 방송 인터뷰에서 “(폐암) 진단을 받고 화학물질이 든 독한 향의 연기를 오래도록 흡입한 것이 발병의 원인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며 17년 동안이나 집에 제단을 만들어놓고 매일 향을 피웠다고 한다. 향은 과거에는 향나무 등을 잘게 깎아 만들었지만, 요즘은 화학 재료로도 만든 것이 많다. 신성일이 자가 진단한 것 처럼 향이 폐암의 원인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향을 태우면 불완전 연소하면서 연기가 나는데, 이 과정에서 화학 재료로 만든 향 속의 유해 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있다.

폐암은 가족력이 있지만 유방암이나 대장암처럼 강력하지는 않다. 국립암센터-국가암정보센터는 “폐암은 대부분 후천적인 유전자 이상 때문에 발생하며, 선천적인 유전자 이상에 의한 경우는 드물다고 알려져있다”고 했다.

비흡연 폐암은 요즘 문제가 되는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8000 명에 이르는 국내 여성 폐암  환자 중 90%가 비흡연자임을 감안하면,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도 폐암에 주의해야 한다.

최근 온수매트에서 기준치를 넘는 라돈이 검출돼 이슈가 됐는데 라돈도 폐암의 원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라돈에 노출되면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폐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구(IARC)는 초미세먼지와 라돈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환경보호국(US EPA)은 라돈이 흡연 다음으로 위험도가 높은 폐암 원인이라고 규정했다.

라돈은 흙, 시멘트, 지반의 균열 등에서도 방출될 수 있다. 따라서 라돈 가스가 환기가 잘 되지 않은 건물, 특히 지하실에 농축되는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일재, 신성일의 경우처럼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폐암을 앓을 수 있다.  폐암은 초기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므로 검진을 통해 빨리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흡연자라도 매일 미세먼지 속에서 일하는 등 유해환경에 있는 사람은 매년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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