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 ‘SGLT-2 억제제’, 전신 케톤 조절 효과까지

[사진=SGLT2 억제제 성분의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 한국 아스트라제네카 홈페이지 캡쳐]
신개념 당뇨병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는 SGLT-2 억제제(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 억제제)가 인체 내부 여러 장기에서 케톤 대사 조절 역할까지 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SGLT-2 억제제는 최근 개발된 제2형 당뇨병의 경구 약제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기존의 치료제와 달리 소변의 포도당을 체외로 배출시켜 혈당을 낮춘다. 이때, 소변으로 나트륨과 포도당이 함께 배출되기 때문에, 혈압을 낮추고 체중을 줄여주는 등의 부가적인 장점이 있다. 현재 미국-유럽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심뇌혈관 질환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에서 SGLT-2 억제제가 가장 우선적으로 처방하도록 권고되고 있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이용호·이민영 교수팀은 SGLT-2 억제제가 인체 내 케톤체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선행 연구 결과에 착안하여, 어떤 장기들에서 케톤체 증가 효과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일어나는지를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무작위로 분류된 일반 쥐와 당뇨 쥐 그룹에 SGLT-2 억제제를 투여하고 각 그룹별로 케톤 생성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장기(간, 콩팥, 소장, 대장)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SGLT-2 억제제가 투여된 일반 쥐와 당뇨 쥐 그룹 모두에서 포도당 수치는 저하되고 혈중 케톤체가 증가했다.

연구팀은 SGLT-2 억제제가 혈중 케톤체의 농도 뿐 아니라, 간·콩팥·대장의 케톤체를 증가시켰으며, 케톤을 만들어내는 여러 효소 농도의 동반 상승을 확인했다. 콩팥과 소장·대장 등에서 SGLT-2 억제제에 의해 케톤을 체내에 흡수하는데 필요한 여러 단백 수송체 발현 현상 또한 증가했다.

연구진은 “선행 연구를 통해 SGLT-2 억제제로 혈중 케톤체 상승 작용이 일어남은 보고됐지만, 케톤을 합성해 내는 각 장기에서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드물었다”며 “간 이외에 주목도가 저하됐던 신장과 소장, 그리고 대장에서도 SGLT-2 억제제에 의해 케톤 대사가 조절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용호 교수는 “앞으로 SGLT-2 억제제를 활용해 당뇨병 환자 혈당 감소 뿐 아니라 전신 케톤체 대사를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에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 및 비만 분야 국제학술지인 ‘당뇨·비만 및 신진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4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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