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적인 사람, 신경질적인 사람…뇌 구조 각기 달라

[사진=VitalasArt/shutterstock]
사람의 성격을 신경학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초화’ 연구를 통해 성격과 뇌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초는 신경 섬유를 보호하고 뇌의 정보 처리 능력을 촉진하는 지방 물질로, 축삭(신경세포의 줄기)을 둘러싼 막이다. 수초는 움직임, 지각 등과 연관이 있는 피질에서 먼저 발달해 두껍게 형성이 된다. 추상적 사고, 의사결정 등과 연관이 있는 뇌 영역에서는 보다 늦게 발달하고 상대적으로 얇다.

수초화는 수초가 축삭을 둘러싸 자극의 전달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는 현상을 말한다. 뇌의 각 영역에서 일어나는 수초화 수치를 측정하는데 스캔을 활용하는 과학기술은 비교적 최근까지 사후 이후의 뇌에만 적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팀은 살아있는 사람에게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최근 기술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국제학술지 ‘성격저널(Journal of Personality)’에 게재된 이탈리아 연구팀의 이번 연구에 의하면 건강하거나 모험심이 강하거나 감정 상태가 안정적이거나 성실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청소년기부터 20대까지 수초화 과정이 지속되는 뇌 영역들에서 수초화가 더욱 공고하게 진행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평균 연령 29세인 남녀 1000명의 뇌를 스캔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이들은 ‘5가지 성격요소’를 바탕으로 성격 검사도 받았다. 연구팀은 전체 샘플에 대한 평균값을 내, 피질에서의 수초화 패턴이 100년 전 독일의 신경해부학자 폴 플레시히가 죽은 사람의 뇌에서 처음으로 발견한 패턴과 유사하다는 점도 발견했다.

수초화는 일반적으로 감각 피질과 운동 피질에서 두껍고 전두엽과 두정엽에서 얇은데, 후자에 해당하는 뇌 영역은 고차원의 정신 기능을 다룬다. 수초화는 보다 얇지만 신경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수초화 과정이 늦게 시작되어 10대를 넘어서까지 오랫동안 진행되는 특징을 보인다.

지능, 나이, 성별, 뇌 부피 등의 변인을 모두 통제한 상태에서 연구팀은 성격적 특징과 수초화 사이의 여러 연관성을 살폈다. 가령 감정적 안정도가 떨어지는 사람, 즉 신경증적 기질을 가진 사람일수록 감정 제어와 연관이 있는 뇌 영역인 전두엽 피질에서의 수초화가 적게 일어났다.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무난한 성격을 가진 사람일수록 안와 전두 피질의 수초화가 더 많이 일어났고 성실도가 높을수록 전두엽 피질에서의 수초화가 크게 일어났다. 모험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여러 중요한 뇌 영역들에서 많은 수초화가 일어났다. 또 좀 더 복잡한 양상도 드러났다. 성실성과 개방성이 둘 다 높은 특징을 보이는 사람은 전방 대상 피질과 같은 또 다른 전두엽 영역에서의 수초화가 덜 일어났고, 신경증적 기질을 가진 사람의 후두엽 부위에서는 더 많은 수초화가 일어났다.

이번 연구는 성격적 특징과 신경생물학적 특성 사이의 상관성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수초화의 다양성은 인간의 감정, 인지기능, 행동기능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하는 신경발달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중요한 하나의 지표가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성격적 특징과 수초화의 패턴에 대한 보다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유전자, 음식, 교육 등이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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