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 의사도 양극화..”의사의 과로는 문제없나요?”

[사진=Manop_Phimsit/shutterstock]

갖가지 화제를 뿌린 드라마 SKY캐슬 속의 의사의 삶은 화려하다. 수십 억 원이 넘어 보이는 최고급빌라(SKY캐슬)에서 살고, 일류 식당에서 비싼 외국양주를 곁들여 만찬을 즐긴다. 병원에 출근하면 대학병원 원장 자리를 놓고 사내 정치에만 몰두하는 것처럼 보인다.

허구가 많은 드라마 속의 인물은 실제와 크게 다르다. 물론 소수의 의사들은 SKY캐슬 속의 삶을 누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봉직의는 다른 직종보다 봉급이 더 많은 월급쟁이 의사일 뿐이다. 매일 환자가 내뿜는 피와 씨름하며 응급실에서 밤을 새는 것에 비해서는 오히려 월급이 적을 수 있다.

21일 의사협회에서 열린 ‘의사 과로사 해결을 위한 적절한 방안은 무엇인가’라는 토론회에서는 의사의 양극화 현상과 함께 의사의 과로는 환자 안전과도 직결되는 중요 이슈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형렬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의사들은 노동시간 특례제도에 따라 52시간을 넘어 88시간, 그 이상도 일할 수 있다”면서 “보건업 노동시간 특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노동법은 주52시간 근무상한제에 예외를 둔 업종으로 의료진이 포함된 보건업을 비롯해 육상운송 및 파이프라인 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 관련 서비스업 등을 두고 있다. 이때문에 의사들은 주당 52시간제가 시작되더라도 노사가 협의하면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

김형렬 교수는 “버스기사의 경우 18시간 연속근무로 졸음운전을 해 교통사고가 난 사례가 이슈가 됐다”면서 “시민 안전을 위해 운전시간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결국 노선버스의 경우 이번 특례제도에서 빠졌다”고 했다.

의사의 근무환경도 국민건강과 직결된 만큼 노동시간 특례제도에서 보건업을 제외하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근무시간 조정을 위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필요의료 분야의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경원 서울백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미용-성형 분야 의사가 부족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위급한 환자를 치료하는 응급의학과 같은 필수의료 의사들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퇴근은 일주일에 한 번이었다고 한다. 응급 환자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나라를 꿈꾸던 그는 명절에도 응급실을 지키다 과로사했다.

고인 뿐 아니라 대부분의 응급실 의사들은 명절 때 더 바쁘다. 많은 병원들이 문을 닫아 대형병원 응급실로만 환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이들은 쌍꺼풀 수술만 하는 의사보다 대우도 열악하다. 고 윤한덕 센터장은 가족에게 경기도 안양시의 지은 지 25년 된 30평대 아파트를 남겼다고 한다. SKY캐슬 의사와는 너무 거리가 먼 삶이었던 것이다.

의사의 과로는 우리 가족의 생명과도 연관이 있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불의의 사고로 응급실에 실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과, 응급의학과 등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을 건지는 ‘진짜 의사’가 제대로 대우받아야 한다.

젊은 전공의들이 외과, 응급의학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하고 인원도 크게 늘려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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