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열정의 위험…‘강박 열정’ 독 된다

[사진=g-stockstudio/shutterstock]
열정은 인생을 이끄는 힘이다.

사업을 시작하고, 예술 작품을 만들고,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자칫 고통과 비탄을 부르는 파괴적인 저주가 될 수도 있다.

열정은 어떻게 인생의 독이 되는가? 그걸 알아야 정신 건강을 유지하고 인생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뉴욕 타임스가 빗나간 열정의 위험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했다.

열정이 인생을 망가뜨리는 스토리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지만, 우리 주변에 널려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거기에 빠져든다. 재미가 있으니 더 자주 쓰게 된다. 기량이 늘고 주변에서 내 글을 보고 칭찬을 한다. 인정받고 보상받는 것이다. 여기서 미묘한 단계로 접어든다. 부지불식간에 타인의 평가에 매달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제 글 쓰는 행위 자체보다 외부의 평가가 더 중요해진다.

심리학자들은 열정을 두 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조화 열정(harmonious passion)이고, 나머지는 강박 열정(obsessive passion)이다.

조화 열정은 사람들이 행위 자체가 주는 느낌 때문에 그 행위에 몰입하는 상태다. 글쓰기를 예로 들면 자신이 쓴 글 자체를 사랑하는 상태다. 반면 강박 열정은 외부의 보상과 인정을 얻고자 글쓰기에 매달리는 상태다. 강박 열정에 사로잡힌 작가는 글을 쓰는 행위 자체보다는 책을 출판하거나,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길 바라기 때문에 쓴다.

연구에 따르면 강박 열정은 ‘번 아웃’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분노나 우울, 비윤리적인 행위로 연결되기도 한다. 강박 열정에 휩싸인 사람들은 결과물에 대한 평가와 자신의 가치를 동일시한다. 그러나 외부에서 오는 평가는 본인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간과한다.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외부 변수의 노예가 될 때 자아감은 위태롭고 불안정해진다. 그 결과는 종종 파멸적이다.

미국 메디컬 스타트업 테라노스를 설립, 한때 ‘여자 스티브 잡스’라 칭송받던 엘리자베스 홈즈는 “열정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했다. 50달러만 내면 피 한 방울로 250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만들었다던 그의 호언장담은 그러나 사기로 드러났고, 그녀는 기소돼 20년 형을 구형받았다.

야구 선수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비슷하다. 베이브 루스 이래 최고의 메이저리그 스타로 꼽혔던 그는 2007년 근육강화제 등 약물을 복용한 것이 들통나 추락했다. 그가 포브스와 인터뷰 때 세 가지 인생의 조언 중 첫 번째로 꼽았던 것이 “당신의 열정을 발견하라”였다.

출발은 멀쩡했더라도 어느 순간 강박 열정에 사로잡힌다면, 즉 타인의 인정과 보상에 매달린다면 그때부터 문제가 생긴다. 점점 더 많은 돈, 명성, 메달, 심지어 더 많은 팔로워를 기대하게 된다. 이건 뇌과학 연구로 입증된다. 외부의 인정을 받아 생긴 열정에 휩싸이면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된다. 이 신경전달물질은 중독적이어서 우리 몸은 점점 더 많은 도파민을 원하게 되고, 이 요구를 충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심리학자들이 여기에 강박 열정이라는 이름을 붙이기 수천 년 전, 이미 부처는 이를 일컬어 괴로움(苦)이라 했고, 이는 여덟 가지 고통 중 하나인 ‘구하려 해도 얻지 못하는 고통(求不得苦)’에 해당한다.

뉴욕 타임스는 강박 열정에 빠지지 않는 다섯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비교해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는 게 좋다.

◆ 24시간의 룰을 습득하라. 큰 성과를 거두었거나, 반대로 쓰라린 실패를 겪었을 때 자기 자신에게 성공을 자축하거나 패배를 슬퍼할 하루를 할애하라. 성찰의 24시간을 보낸 뒤에 다시 일에 복귀하라.

◆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라. 외적인 목표를 얼마나 성취했는지보다 과정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로 자신을 평가하고 격려하라. 결과는 일시적이지만, 과정은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 뼈아픈 실패를 껴안으라. 당장 실패는 괴롭지만, 인생이라는 긴 시간표를 두고 보면 성장에 필요한 자양분이다.

◆ 초심을 생각하라.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그때 나의 열정은 어떤 것이었는지 돌이켜보는 것은 앞으로 목표를 향해 나가는데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이용재 기자 youngchaey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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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1. 익명

    유익한 기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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