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환자, 합병증 없다면 군 복무 문제없어

[사진=Billion Photos/shutterstock]
성인이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환자는 산만함으로 인한 대인 관계 문제 등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연구진이 성인 ADHD 환자가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건 편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반건호, 이상민 교수팀이 성인 ADHD 환자의 사회성과 직업 능력은 개인의 역량과 공존 정신장애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ADHD 자체가 사회적 능력 저하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번 연구는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ADHD 진단을 받은 환자 89명의 자료를 분석, 현역 군 복무를 마친 집단(군필 집단)과 ADHD가 아닌 다른 의학적 사유로 복무를 면제받은 집단(면제 집단)을 비교했다.

그 결과, 군필 집단은 면제 집단에 비해 지능지수(IQ)가 높고, 전문 직종 종사 비율이 높았던 반면, 우울증과 같은 공존 정신장애 비율은 낮았다. 즉, ADHD가 있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역량에 따라 군대 생활을 소화해 낼 수 있으며, 이후 사회적응 능력은 ADHD가 아닌 개인의 역량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ADHD는 신경 발달 장애이며 학습 장애나 적응 장애는 아니다. 학습 능력에서 과제를 끝까지 완수하는 끈기가 부족할 수는 있으나 학습 능력 자체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며, 위에서 설명했듯이 지능지수 또한 별반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높기도 하다. 미국에서의 연구를 보면 ADHD가 있는 학생들이 더욱 독창적이고 특색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해냈다는 결과도 있다.

다만, 어린 시절에 ADHD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우울증, 성격장애를 포함한 정신장애가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공존성 질환은 학업, 대인관계 문제로 이어져 사회적 기능을 저하시키게 된다.

반건호 교수는 “성인 ADHD 환자의 사회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편견”이라며 “다만, ADHD로 인한 합병증이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군 복무 여부에 따라 성인기 ADHD의 특성을 분석한 최초의 논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ADHD에 대한 편견이 일반화될 수 없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신경정신질환-치료(Neuropsychiatric Disease and Treatment)’에 게재됐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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