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고령화 탓…20·70대 조울증 환자 급증

[사진=TZIDO SUN/shutterstock]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 정동장애 환자가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으며, 특히 20대와 70대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약 3%의 유병률을 보이는 조울증은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우울증이 번갈아 가며 나타나는 정신장애다. 여러 가지 요소가 함께 작용하여 발병하지만, 그중에서도 기분 조절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도파민의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남성보다 여성 환자 더 많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진료데이터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매년 꾸준히 늘어 연평균 4.9% 증가했다. 2017년 기준 남성 환자는 3만 5908명, 여성 환자는 5만 798명으로 나타났으며, 5년간 평균적으로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1.4배 많았다.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이 5.0%, 여성이 4.8%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양극성 장애는 남녀 관계없이 비슷한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여성에서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이는 임신·출산과 그로 인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꾸준한 환자의 증가는 실제로 병에 걸린 사람이 증가했다기보다는 병에 걸린 사람 중 진료를 받는 인원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노령층 정신건강 비상

최근 5년간 인구 10만 명당 조울증 환자 연평균 증가율은 70대 이상 노령층이 7.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정석 교수는 “젊었을 때 양극성 장애가 발생하여 노년기에 접어든 환자들과 노년기에 새로 양극성 장애가 발생한 환자들이 합쳐져 70대 이상에서 진료 인원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양극성 장애 환자들은 여러 만성병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일반 인구에 비해 10~20년 정도 수명이 짧다는 연구가 있다. 하지만 최근에 의학기술의 발전 등으로 인해 환자들의 수명도 늘어나면서 젊은 시기에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고 노년기에 접어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노년기에는 가까운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거나 신체적 질병에 시달리는 등 여러 스트레스 요인이 많기 때문에 양극성 장애가 악화될 수 있다.

최근 5년간 10만 명당 조울증 연평균 증가율을 분석했을 때, 특히 여성이 70대 이상에서 9.2%로 가장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 교수는 “70대 이상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더 길기 때문일 수 있다”며 “남편의 사별 등 많은 상실을 경험하고 이러한 스트레스가 양극성 장애 발병과도 연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업, 취업 스트레스 등…20대 환자 급증

20대에서도 10만 명당 조울증 증가율이 연평균 7.4%를 기록하며 세 번째로 높은 30대(4%)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무한경쟁으로 인한 학업, 취업 스트레스로 20대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2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로 많은 20대가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러한 이유로 국내 20대의 양극성 장애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성은 20대에서 10만 명당 연평균 증가율이 8.5%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 교수는 “조현병 등 다른 정신질환에서도 남자가 더 어린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성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생물학적 취약성이 더 높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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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2019-03-21 23:10:43 삭제

      정신질환은 신체질환과 같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흔한 질환이며, 정기적으로 정신건강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여 개입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우울,불안,스트레스 등 자가검진은 전라북도정신건강홈페이지 www.jbmhc.or.kr 에서 무료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마음이 힘들고 어려울 때는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1577-0199를 통해 도움을 받아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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