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거부하는 거식증 환자, ‘동영상’으로 치료

[사진=Marcos Mesa Sam Wordley/shutterstock]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거식증 환자를 도와줄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됐다.

음식섭취를 거부하는 거식증은 영양 불균형, 신체 쇠약과 함께 우울증 등 다른 질환이 동반될 수 있어 몸과 마음이 모두 위험한 질환이다. 음식에 대한 조절감을 상실해 식욕부진과 함께 폭식을 동반하기도 한다. 대개 체중 증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음식 섭취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 대인기피증을 동반하기 쉬우며 사망률 또한 높은 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청소년층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치료해야 할 질환 중 하나라고 보고하기도 했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팀이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쟈넷 트레져 교수팀과 함께 거식증 치료 전략을 동영상 클립(보드캐스트)으로 제작해 모바일기기에 탑재하도록 했다.

이 보드캐스트는 동기강화기법과 설명적 심리교육을 활용해 구성됐다. 동기강화기법은 회복 동기를 부여하고, 두려운 회복 과정을 감내할 수 있도록 자신에 대해 확신을 갖게 하는 면담기법이다. 이를 활용해 거식증에서 회복한 환자들의 독백 영상이 보드캐스트에 들어갔다. 또한 섭식장애와 회복에 필요한 지식을 가르치는 심리교육 콘텐츠를 활용해 개인마다 문제가 되는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킬 전략을 짤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국내 거식증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치료와 병행해 보드캐스트 부가치료의 효과와 적합성을 평가했다.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음식에 대한 거부감 혹은 폭식 충동이 들 때 보드캐스트를 사용하게 했다.

3주간 관찰 결과, 보드캐스트 사용 후 거식증 환자에서 섭식장애병리 감소, 긍정적 정서 증가, 부정적 정서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 참가자 또한 보드캐스트가 심리적 지지가 된다는 등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학계에서는 IT 기술과 의료를 접목한 스마트 헬스케어를 통해 섭식장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김율리 교수는 “생태학적 실시간 개입은 기존치료의 부가적 방법으로서 의사의 지침에 따라 환자가 자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회복한 동료들이 주는 경험을 토대로 섭식장애 환자를 지지해주는 실시간 개입이 환자의 병적 행동을 변화시키게끔 작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스마트의료 분야 국제학술지(Telemedicine and e-health) 최신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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