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벽이 두꺼워졌다”는 의사의 말, 무슨 뜻일까?

[사진=megaflopp/shutterstock]
#. 30대 김 모씨는 이번 건강검진에서 담낭벽이 두꺼워졌으니, 3개월 뒤에 재검진을 받을 것을 권유받았다. 질환을 진단받은 것도 아니고 아픈 곳도 없는데 재검진을 권유받아 담낭벽이 두껍다는 의미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최근 건강검진을 통해 담낭벽 비후(담낭벽이 두꺼워짐) 증세가 있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담낭벽이 두꺼워졌다는 것은 담낭용종부터 담낭암까지 다양한 담낭 질환의 징조일 수 있다.

어떤 층이 두꺼워졌느냐가 관건

[사진=담낭선근종증의 종류,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담낭벽은 3개의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느 층이 어떠한 형태로 두꺼워졌는지에 따라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첫 번째 층인 점막층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어 있고 국소적으로 여러 개의 작은 용종들이 깔려 있는 경우는 콜레스테롤증에 동반된 콜레스테롤 용종으로 진단한다. 이때는 특별히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층인 점막층과 근육층이 두꺼워지고 두꺼워진 벽내에 작은 낭들이 있으면 담낭 선근종증으로 본다. 그 외에 직접적인 담낭질환은 아니지만 전신상태가 불량한 간경변, 신부전 환자 또한 담낭벽 비후가 있을 수 있는데 이때는 주로 세 번째 층이 부종처럼 두껍게 보이기도 한다. 담낭암은 담낭벽이 부서지지 않고 매끈한지, 결손이 없는지 등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담낭 질환의 문제는 질환이 있어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담낭은 말랑말랑하고 주위에 충분한 공간을 가지고 있어 급성담낭염이 아니면 담낭벽 비후만으로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검사 전 충분한 금식 필요

담낭벽 비후는 일반적으로 복부초음파나 CT 검사를 통해 발견된다. 우선 담낭을 잘 관찰하기 위해선 충분한 금식 기간이 필요하다. 금식을 하게 되면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식사 전까지 담낭내 저장되므로 담낭은 풍선처럼 팽창된 상태가 된다. 이 시점에서 담낭을 관찰하게 되고 이때 측정한 담낭벽 두께가 3밀리미터 이상이면 담낭벽이 두꺼워졌다고 본다. 충분히 금식을 하지 않고 급하게 서둘러서 검사를 하게 되면 정상의 경우라도 담낭이 쭈그러지게 되어 담낭벽 비후가 있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충분한 금식 상태에서 검사를 받아야 담낭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다만, 통상적으로 시행하는 복부초음파는 담낭벽 비후는 확인할 수는 있으나 담낭벽 층별 확인 및 비후 구조의 자세한 관찰은 어렵다. 특히 무증상에서 발견된 담낭벽 비후는 대부분 병변이 작아 CT에서도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 보다 정밀한 내시경초음파(EUS) 검사가 우선적으로 추천된다. 내시경초음파는 비만, 장내 가스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고성능 초음파를 담낭에 직접 맞대어 시행하는 검사로 담낭벽의 3층 구조는 물론 두꺼워진 양상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비교적 흔한 증상이지만 확인 필요

담낭벽 비후의 대부분 원인은 양성 질환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 번 정도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조기 담낭암이거나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주광로 교수는 “담낭용종의 경우 일부에서 선종인 경우가 있고, 선근종증의 경우도 형태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암으로 발전하는 형태도 있다”며 “만성 담낭염 또한 두꺼워진 양상에 따라 담낭암과 감별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 한 번은 정확히 검사를 해야 담낭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조기 담낭암은 증상이 있는 담석증 또는 무증상 담낭벽 비후로 수술하면서 암으로 확진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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