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가 없어 수술 못해요”..한숨 돌린 어린이 환자

[사진=MDGRPHCS/shutterstock]

어린이 심장수술에 쓰이는 인공혈관이 없어 아이들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정부가 부랴부랴 나서 미국의 제조사로부터 인공혈관 20개를 즉시 보내겠다는 답장을 받아냈다.

국내에 인공혈관을 독점 공급하던 미국 고어(GORE) 사가 지난 2017년 9월 철수하면서 수술 재료가 없어 아이를 수술시키지 못한다는 민원이 제기돼왔다. 우수한 의사들을 옆에 두고서도 재료가 없어 수술을 미루는 참담한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고어 사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수가가 낮아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며 소아용 인공혈관을 공급하던 의료사업부를 철수시켰다.

이후 정부의 기민한 대응이 아쉬웠다. 인공혈관 없는 어린이 심장수술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차일피일 미루다가 사회적 이슈로까지 떠올랐다.

부모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에서야 고어사 측에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어 사는 우리 정부의 요청이 이어지자 긴급하게 수술에 필요한 20개의 인공혈관을 즉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다만 고어 측이 앞으로 인공혈관을 전면적으로 공급하겠다고 확답한게 아니어서 여전히 물량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는 희귀의약품이나 재료에 대한 독과점 문제를 오는 5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의 안건으로 제기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어 사는 인공혈관의 국내 가격은 미국과 중국에 비해 너무 낮아 채산성이 맞지 않아 한국 지사 운영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 같은 일은 국내 환자가 적어 의료수가 협상이 쉽지 않은 다른 분야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외국 업체의 독과점 문제만 탓할 게 아니라 협상 결렬시 환자 수술 등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의료기기 등 국내의 의료관련 산업도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도 커졌다.

수술 재료가 바닥이 나 환자들의 울음 소리가 들리자 그때서야 나서는 것은 뒷북 행정이나 다름없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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