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들이고 혈압 낮추는 비결은 ‘낮잠’

[사진=George Rudy/shutterstock]
게으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낮잠. 그리스 연구팀에 따르면 낮잠을 잔다고 자책하지 않아도 된다. 고혈압을 예방할 뿐만이 아니라, 고혈압 환자에게는 혈압약만큼이나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그리스 아스클레피온 불라 병원의 마놀리스 칼리스트래토스 박사 연구팀이 낮잠을 자는 것만으로도 혈압약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저용량 고혈압약의 효과는 평균 5~7mmHg 혈압을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번 연구 결과 낮잠을 자면 평균 5mmHg의 혈압 강하 효과가 있었다. 금주, 저염식 등의 생활 습관 교정의 효과는 3~5mmHg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평균 62세의 성인 212명을 대상으로 낮잠을 자는 사람과 자지 않는 사람으로 나누었다. 24시간 동안 혈압을 연속적으로 기록하고, 알코올, 커피, 소금 섭취량 등 생활 습관, 신체활동 수준, 맥박 등을 조사했다. 연구 참가자의 낮잠 시간은 평균 49분이었으며, 25%는 흡연자이며 제2형 당뇨병을 알고 있었다. 두 그룹 간 고혈압제 복용 횟수의 차이는 없었다.

그 결과, 낮잠을 자는 사람은 5.3mmHg의 혈압 강하 효과를 보였다. 낮잠을 자는 그룹의 24시간 평균 수축기 혈압은 127.6mmHg, 낮잠을 자지 않는 그룹은 132.9mmHg로 조사됐다. 수면 시간과 혈압의 상관관계도 나타났는데, 낮잠 1시간에 평균 3mmHg가 낮아졌다. 이 효과는 혈압이 높을수록 더 두드러졌다.

칼리스트래토스 박사는 “단 2mmHg만 혈압이 낮아져도 심장 마비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10%까지 줄일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게다가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 또한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칼리스트래토스 박사는 꾸준히 수면 시간과 혈압의 상관관계를 연구해온 심장병 권위자다.

연구팀은 “적절한 낮잠 시간을 권유하기는 어렵지만, 낮잠이 잠재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이점을 고려할 때 낮잠을 자는 데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병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68차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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