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백신 관련 없다”…반(反)백신 운동 종식되나

[사진=Tero Vesalainen/shutterstock]
예방접종이 자폐증 발병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MMR(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 백신과 자폐증이 서로 관련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은 1998년에 발표된 논문 때문이다. 자폐아 12명 중 8명이 MMR 백신을 맞은 뒤 2주 안에 자폐 증세를 보였다는 것. 6년 후 2004년 이 논문이 MMR 백신 부작용 집단 소송을 위해 만들어진 가짜 논문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여전히 ‘안아키(약 안 쓰고 아기 키우기)’ 등 일부 백신 거부 운동가는 자폐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 국립 혈청 연구소 안데스르 비드 연구팀이 MMR 백신과 자폐증 간 상관관계를 조사한 대규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비드 연구팀은 1999년에서 2010년 사이 덴마크에서 태어난 65만 7461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2013년 8월까지 MMR 백신 접종과 자폐증 진단 여부를 추적 조사했다. 연구 기간 동안 6517명 이상이 자폐증으로 진단됐다.

그 결과, 연구팀은 MMR 백신을 접종한 어린이와 접종하지 않은 아이들 사이 자폐증 발병 위험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연령, 성별, 다른 소아 백신 접종 여부 등을 고려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MMR 접종이 자폐증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았다.

형제·자매가 자폐증을 앓고 있는 등 자폐증 위험이 높은 아동 또한 MMR 접종 후 자폐증 발병 위험이 증가하지 않았다. MMR 백신과 자폐증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이전 연구들은 자폐증 고위험군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자폐증 고위험군의 MMR 백신 영향을 추가적으로 조사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

전염병 전문가로 꼽히는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아메시 아달야 연구원은 “백신 거부자는 과학과 논리를 기반으로 접종 거부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연구는 MMR 백신이 자폐증과는 무관하다는 강력한 증거지만 백신 거부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히비드 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는 이미 백신 거부 현상을 공중보건에 대한 10대 위협 중 하나로 꼽았다”며 “이번 연구가 백신 접종률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내과학회지 ‘내과학 실록(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실렸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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