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 의사들의 한숨.. “고용 불안에 급여도 낮아요”

[사진= JTBC SKY캐슬 방송 장면]

드라마 SKY캐슬에서는 의사들의 화려한 면이 부각된 측면이 있다. 의과대학만 입학하면 삶이 탄탄대로인 것처럼 보인다. 의사들이 다른 직종보다 안정적이고 보수도 높은 것은 사실이다.

고교 때 성적이 앞섰던 동기가 이공계에 진학해 50세가 안 돼 ‘명퇴’에 몰리는 세태이지만, 의사 면허증만 있으면 90세까지 활동할 수 있다. 과거 이공계와 의대로 양분됐던 이과 수재들의 대학 진학이 의대로만 집중되는 것은 직업 안정성에 있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의대를 졸업하고서도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의사로서 급여도 만족스럽지 않다. 바로 입원전담 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들이다. 입원전담의는 말 그대로 입원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는 전문의이다.

입원전담의는 환자 뿐 아니라 의료계에서도 생소한 분야이다. 병동에서 입원 환자를 돌보는 일은 전공의들이 맡아왔고 지금도 많은 병원들은 이런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공의 특별법, 전공의 수련기간 3년제 시행 등 최근 의료 환경이 급변하면서 병원들은 입원전담의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다. 병동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의 숫자가 줄어드는 만큼,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환자 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입원전담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전공의들은 이제 피교육자 입장으로 돌아가고 병동의 환자 케어는 입원전담의가 맡는 게 합리적이다. 미국은 이미 입원전담의 제도가 정착이 됐고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를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의 많은 병원들이 전공의 부족 문제 뿐 아니라 환자 안전과 치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입원전담의를 고용하고 있다. 80여 명의 입원전담의가 있는 미국의 코넬 의대 등은 다양한 인사 및 복리후생을 통해 우수 인력을 끌어 들이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환자 안전이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입원전담의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의사가 환자 곁을 지키기 때문에 빠른 의사 결정과 대응이 가능해 환자의 회복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로서 불투명한 미래와 전공의 연장 업무라는 인식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학병원에서 입원전담의로 일하고 있는 한 의사는 “환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환자의 상태에 대응해 회복시키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면서 “환자 안전 면에서 큰 장점이 있는데, 환자들은 전문의가 늘 곁에 있다는 것에 심리적인 면에서도 안정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동료 의사들이 입원전담의에 대해 전공의 취급을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적은 나이가 아니고 전문의 자격증까지 취득한 의사로서 자괴감이 들 때가 있다”고 했다.

입원전담의들의 고민은 불투명한 미래에 집중돼 있다. 또 다른 전담의는 “환자들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하지만, 초창기인 만큼 직업 안정성이나 진료의사로 취업하는 것보다 만족스런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병원마다 입원전담의 운영에 대한 준비가 미비하고 인식도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보다 명확한 업무 범위, 역할과 책임 그리고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존 진료 인력의 대체 수단으로 인식되고 운용될 경우, 입원전담의의 장점은 퇴색하고 혼란이 가중될 수도 있다.

입원전담의들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환자 안전’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적임자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은 열악한 상황이다. 정부도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활성화 방안에 대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환자의 곁을 늘 지키며 같이 호흡하는 의사들이 제대로 대우받아야 ‘환자 안전’을 얘기할 수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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