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검사 장비 국내 ‘0대’…후진국 수준

[사진=Rainer Fuhrmann/shutterstock]
“뇌전증 환자도 똑같은 국민입니다. 아픈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14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대한뇌전증학회와 한국뇌전증협회가 주관하는 2019년 세계 뇌전증의 날 기념식 및 뇌전증 지원법 공청회가 열렸다.

대한뇌전증협회 김흥동 회장은 “뇌전증은 질환 자체보다 그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더 고통받는 질환”이라며 “사회적인 편견이 심해 취업이나 대인관계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 많은 차별과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뇌전증 환자는 약 30~40만 명으로 추정된다. 뇌졸중과 치매 다음으로 많은 신경계 질환이지만 질환에 대한 편견이 커 투병 사실을 숨기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뇌전증 환자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뇌전증 수술에 중요한 검사 장비인 뇌자도 검사 장비는 국내에 단 한 대도 없다. 뇌자도 검사는 뇌세포의 자기 변화를 기록하며 뇌전증을 진단하는 데에도 쓰인다. 미국은 이미 100대 이상 가동 중이며 일본과 중국은 각각 50여 대, 10여 대 가동 중인데 반해 국내에서는 아예 검사조차 받을 수 없다. 최신 뇌전증 수술을 위한 로봇장비나 레이저 수술 장비 역시 국내에 한 대도 없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 교수는 “중증 뇌전증 환자가 검사를 위해 일본까지 가야 하는 참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흥동 회장은 “50억 원만 지원해도 상황이 훨씬 좋아지는데 1억 원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뇌전증 치료는 아직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뇌전증 진단 장비는 약 30억 원, 수술 장비는 약 10억 원으로 알려졌다.

홍 교수는 “치매 환자는 약 60만 명, 뇌전증 환자는 약 30만 명인데 정부의 지원은 만분의 일도 되지 않는다”며 뇌질환 사이의 재정 지원의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치매 연구는 ‘치매국가책임제’ 아래 1조 원에 가까운 지원을 받고 있지만 뇌전증 연구는 지원 계획에도 없다.

김흥동 회장은 “유병기간이 길고 집중적인 돌봄을 필요로 하는 치매나 중증만성질환 등과 비교해도 의료적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이 결코 덜하다고 할 수 없다”며 뇌전증 지원법의 제정을 촉구했다.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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