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 무색한 의료법인, 의료기관 40% 도시에서 운영

[사진=Spiroview Inc/shutterstock]
의료법인의 40%가 도시지역에서 의료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의료기관의 지역적 편중 해소라는 의료법인 제도의 도입 취지가 무색한 셈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1월 기준 의료법인이 개설한 의료기관은 총 1291개소이다. 이중 도시지역(인구 30만 이상 시군구)에 설치된 의료법인 개설 의료기관은 524개소로, 40%가 도시지역에 개설되어 있었다.

의료법인제도는 의료의 공공성 제고 및 의료기관의 지역적 편중을 해소하고, 지역의 병원급 의료기관 개설을 위해 도입됐다. 의료인은 의원급 의료기관을, 의료법인은 병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부족한 의료공급을 확대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그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인구 30만 미만 의료취약지의 의료법인 의료기관 개설은 60%에 머물렀다. 병원급이 아닌 의원급 의료법인 의료기관도 199개소로 의료법인이 개설한 전체 의료기관의 15%를 차지했다. 특히 의원급의 경우 의료취약지(68개소)보다 도시지역(131개소)에 2배나 더 많이 개설됐다.

최도자 의원은 현행 제도에 대해 의료법인 설립과 관련한 법령상의 구체적인 기준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각 지자체마다 다른 조례, 또는 내부 지침으로 의료법인 설립을 위한 기준을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지난 1월 22일 지자체가 병원 종별, 해당 지역의 의료기관 공급 필요성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법인설립허가기준을 조례로 지정할 수 있도록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바 있다.

최 의원은 “의료취약지를 위한 의료법인 개설 의료기관이 도시지역에 설립되는 등 의료법인 제도가 도입 취지와 달리 운영되고 있다”며 “의료기관 설립 기준을 명확히 하도록 하여 의료법인 개설 희망자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 의료법인 제도의 취지를 살리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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