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갑작스러운 구토…알고보니 변비?

[사진=Ann in the uk/shutterstock]
#5살 남아를 키우는 주부 황 씨는 아이가 열도 없고, 감기 증상도 없었는데 갑자기 구토 증세를 보여 급하게 응급실을 찾았다. 겨울철 유행하는 노로바이러스는 아닌지 걱정하던 찰나, 변비라는 뜻밖의 진단이 나왔다.

이 아이의 복부 엑스레이 촬영 결과 장 속에 대변이 가득 차 있었다. 더부룩함 때문에 구토 증세가 나타난 것.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은혜 교수는 “하루 한 번 규칙적인 변을 보더라도 아이가 소량의 ‘토끼똥’을 싸거나, 굵고 딱딱한 대변을 보면서 힘들어하는 경우도 변비의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겨울철 소아 변비 흔해

소아의 만성 변비는 매우 흔한 소화기 질환 중 하나다. 배변 장애로 외래를 방문하는 환자 수는 전체 소아과 환자의 3%, 소아 소화기 환자의 10~25% 정도다. 하지만 이밖에도 의료기관을 찾지 않는 환자들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아 변비는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바깥 활동이 제한적인 겨울철에는 이전에는 없던 변비가 생기는 아이들이 많다. 신체 활동이 줄어든 만큼 장 활동도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한 까닭이다.

변비의 증상은 ▲ 배변 횟수가 주 2회 이하 ▲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의 유분증(대변 지림) ▲ 대변을 참는 증상 ▲ 배변 시 굳은 변을 보면서 통증을 느끼거나 힘들어하는 경우 ▲ 직장에 대변이 다량으로 저류된 경우 ▲ 대변이 굵어서 변비가 막히는 경우다. 이러한 증상이 2개월 내 최소 1주일에 한 번 이상 앞서 말한 변비의 증상이 2가지 이상 나타났다면 변비로 진단한다.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은혜 교수는 “일반적으로 변비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 심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병원을 찾는 경우가 드물다”며 “변비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변비로 진행되고 성장기 아이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드물지만 변비의 합병증으로 요로감염, 항문열상, 전초치질, 직장 탈출증, 성장부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배변 연습을 통한 두려움 해소 중요

아이들은 변비가 생겨 돌처럼 굳은 변을 보면 화장실 가기를 꺼린다. 배변 시 심한 통증을 느껴 변기에 앉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다. 통증과 두려움 때문에 대변을 참으면 대변 덩어리가 점점 커지고 수분이 흡수되어 딱딱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배변을 참는 행동을 보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배변을 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소아 변비 치료 약물로 대변을 묽게 하여 직장에 정체되지 않고 원활하게 배출하도록 하는 유지기 치료를 먼저하고 난 이후에 배변 연습을 해야 한다.

식후 위장-결장 반사를 이용하여 식후 10~20분 사이에 5분 정도 변기에 앉아 있도록 하고, 일반용 변기가 너무 큰 유아들은 어린이용 휴대 변기를 이용하거나, 일반 변기에 덮개 패드를 달고 양 발바닥이 바닥에 닿을 수 있도록 발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배변을 못 하더라도 변기에 앉는 연습을 하는 것만으로도 칭찬을 해 주고, 변기에 앉아서 대변을 보았을 때는 좋아하는 스티커를 붙이게 하는 등의 작은 보상으로 어린이의 배변 의지를 격려해 주면 더욱 좋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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