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 어떻게 쓸까? “임상은 의사, 분석은 AI”

[바이오워치]

[사진=gpointstudio/shutterstock]
지난 2018년, 미국 암 연구 학회(AACR), 북미 방사선 학회(RSNA)의 기조 연설자는 임상 의학자가 아닌 구글 인공지능(AI) 연구자, 스탠포드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였다. 의료와 AI, 데이터 분석 기술의 결합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암병원에서 의료 AI와 의료 3D 프린팅을 주제로 ‘스마트 헬스케어 포럼 2019’ 행사를 개최했다.

김휘영 연세대학교 의과 대학 영상의학과 연구조교수는 의료 영상 분야의 딥 러닝 연구 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AACR, RSNA 발표 동향을 소개하며 “의료 영역에 AI가 도입될 것이란 건 이미 기정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AI 기술을 의료 영역의 어디까지, 어떻게 적용하느냐다. 김휘영 교수는 “2016년 알파고 쇼크 이후 AI가 인간보다 모든 일을 더 잘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생겼으나 아직 한계가 많다”고 했다.

자기공명영상(MRI)에 암 종양으로 추정되는 검은 그림자가 찍혔을 때, 의사는 암 종양의 존재를 알 뿐 이 종양이 앞으로 어떻게 자랄지 경과를 예측할 수 없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번거로운 추적 관찰 대신 대량의 영상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의사보다 더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지난 2017년 데이터 사이언스 업계 최고 연구자들이 모이는 캐글(Kaggle)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경연 대회를 열었지만,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김휘영 교수는 “암 종양은 암종에 따라 경과가 다르기 때문에 조직 생검 등 정밀 검사를 거쳐야 정확한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의사들도 잘하지 못하는 무리한 영상 예측을 AI에게 기대하고 있는 셈”이라며 “성공적인 기술 사례로 꼽히는 구글 안저영상 판독 AI도 기존 안과학이 잘하던 영역에 대해 ‘AI도 그만큼 할 수 있다’를 확인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휘영 교수는 AI 기술이 의료 현장의 의사결정 부담을 한결 줄여줄 것이라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업무 시간 대부분을 임상 진단에 쓰는 의사들이 의료 영상, 유전자 분석 데이터 등 쏟아지는 의료 데이터를 분석할 절대 시간이 부족하다”며 “AI가 이를 대신할 수 있다면 현대 의학이 정밀 의학으로 한 발짝 더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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