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이 잔소리까지…설에 우울감 높은 다른 이유

[사진=Marjan Apostolovic/shutterstock]

설에는 온 가족이 모이기 때문에 사소한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결혼, 취업, 퇴직 얘기는 조심해야 하는 이유다.

이들 가운데 마음고생이 가장 심한 사람이 며느리들이다. 힘든 명절 준비는 물론 말로 상처받아도 당장 내색하기 어려울 수 있다.

주부 김민정(36세, 가명)씨는 명절 때면 시누이가 툭툭 내뱉는 말에 상처를 받곤 한다. 힘들게 장만한 명절 음식을 놓고 시누이가 “맛이 없다” 등 대놓고 ‘품평회’를 하기 때문이다.

시누이는 김씨보다 두 살 위이지만 아직 미혼이다. 명절 음식 준비를 거들기는커녕 뒤늦게 나타나 잔소리를 하는 것이다.

곁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시어머니가 야속할 때가 있다. 김씨보다 네 살 위인 남편은 시누이의 오빠이지만 침묵을 지킨다. “네가 좀 거들지 그랬냐”는 말 한마디가 아쉽다.

음식뿐만 아니라 시누이는 김씨(올케)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려 든다. 시집식구 사이에 이간질이나 하려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친구들을 보면 올케와 다정하게 지내는 시누이도 많은데, 자신만 그렇지 않다는 생각에 우울감이 높아진다. 시댁만 오면 자신이 고립무원의 존재임을 느끼며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

김씨의 우울감은 명절이 지나도 한동안 지속된다. 설을 전후로 특히 높아진 우울감이 해소되지 않는 것이다. 평소에는 그냥 흘려버릴 주변의 사소한 말에도 상처를 받는다.

김씨처럼 특히 겨울에 우울감이나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의학적인 근거가 있다, ‘계절성 정서장애’를 앓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건강한 사람이라도 뇌의 기분조절 충추에서 나오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감소한다. 팔, 다리가 무겁고 몸을 움직이기 싫어진다. 평소 하던 집안 일도 귀찮아 한다. 김씨처럼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기 쉽다.

식사량이 많아지고 단맛을 좋아하게 되며 평소보다 수면시간이 늘어나는 사람도 있다. 다른 계절과 달리 겨울에 우울감이 높아지면 계절성 정서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겨울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전에 20분 정도 밖에 나가 걷는 게 좋다. 햇볕은 우리의 눈을 통해 뇌로 들어와 세로토닌의 생산을 자극한다.

밖에 나가기 어렵다면 백색 형광의 조명박스를 아침 일찍 30분씩 켜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친구나 가족들과 자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다. 김씨는 시누이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것이 과제라 할 수 있다.

남편도 모른 척 하지말고 현명한 중재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김씨는 본격적인 우울증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김씨의 증상은 봄이 오면 나아질 수도 있다. 일조량이 많아지고 야외활동이 늘어나면 계절성 정서장애가 수그러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울감이 인간관계나 직장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 반드시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우울증은 주위의 도움말이나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처방에 따라 꼭 약을 먹어야 낫는 병이다.

우울증은 방치하면 환자가 극단적인 선택도 할 수 있는 위험한 병이다. 환자의 상태에 신경쓰지 않는 무심한 가족이 있다면 더욱 악화된다.

명절 준비에 지친 며느리가 있으면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자. 우울감이 우울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가까운 사람들이 도와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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