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며느리와 따로 사는 게 건강에 좋을까?

[사진출처=Image Point Fr/shutterstock]

중년, 노년의 여성들 가운데 “혼자 사는 게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가족들을 뒷바라지하며 부대끼는 것보다는 혼자서 생활하는 게 몸과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나이 60이 넘은 여성 가운데 직장에서 퇴직한 남편의 삼시세끼 준비도 버거워 하는 사람도 있다. ‘삼식이’ 남편이 눈총받는 이유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 연구에 따르면 2인 가족과 5인 이상의 가족이 함께 동거하는 65세이상 여성은 같은 나이의 혼자 사는 여성에 비해 건강관련 삶의 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구성원이 있거나 많을 때 건강관련 삶의 질이 낮은 것은 가족 뒷바라지나 가족 간의 갈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성은 남성보다 수명은 길지만,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의 차이는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건강수명을 좌우하는 건강관련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환경적 요인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수준이 상대적으로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보였고, 그 다음으로 결혼상태(별거, 이혼 등)와 가족구성원 수가 중요한 요인이었다. 소득은 상위층보다는 중간 계층에서 삶의 질이 높았다.

요즘 중년은 40, 50대 뿐 아니라 60대 초반까지 꼽는 경우가 많다. 노인의 기준 연령(65세)을 더 높이자는 목소리도 높다. 평균 수명(현재 82세)이 갈수록 길어지면서 외모나 건강 면에서 60대는 신중년이라 할 만 하다.

하지만 신중년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도 많이 앓는 세대이다. 자녀의 결혼, 경제 문제에다 암이 많이 생기는 등 건강도 전환점을 맞는 시기이다. 과거의 시어머니처럼 절대적인 권위도 못누린다.

주부 김영자(65) 씨의 사례를 보자. 그는 설을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설 차례상 음식 등을 직접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3년 전 남편이 암으로 사망한 후 혼자서 생활한다. 따로 사는 며느리 한 명이 있지만 명절 때면 거의 혼자서 음식을 장만한다.

가끔 아르바이트로 자신들의 생활비를 버는 며느라가 집안에 일이 생기면 유독 바빠진다고 했다. 며느리의 음식 솜씨도 영 신통치 않아 직접 요리를 하는게 속편하다. 매번 늦게 도착하는 며느리가 불만이지만 참는 수밖에 없다.

“옛날 시어머니처럼 며느리에게 어떻게 야단을 칩니까? 그냥 꾹 참고 모든 것을 내가 직접 하는 게 낫지요.”

올 설에도 마음고생을 하는 신중년 시어머니들이 늘고 있다. 과거처럼 며느리에게 잔소리를 할 수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명절은 며느리 뿐 아니라 시어머니도 고통스럽다.

특히 신세대 며느리를 맞은 50-60대 신중년 시어머니들이 더 마음고생을 한다. 가족 간의 갈등 요인을 줄이려면 따로 사는 게 더 좋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을 만하다.

질병관리본부의 연구에서 건강관련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교육수준, 직업, 주관적 사회계층, 의료급여, 스트레스, 좌절감, 음주, 수면, 만성질환, 장애 등은 남녀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족구성원수, 결혼상태(이혼-별거), 소득수준, 흡연(금연)은 여성에서만 의미있는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사회환경적 요인의 영향력은 남성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남성은 운동, 음주 등 개인의 건강 요인들이 더 중요하다는 결과를 보였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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