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바이오시밀러 ‘인상적인 행보’…블록버스터 위협할까?

[바이오워치]

[사진=Adul10/shutterstock]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공세에 블록버스터 의약품 매출이 줄줄이 감소하고 있다. 올해도 바이오시밀러부터 바이오베터까지 다양한 개발을 이어가며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위협하고 있다.

전 세계 매출 20조 원으로 매출 1위를 차지하는 애브비의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는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다. 국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 가장 선두에 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젠과 함께 지난해(2018년) 10월 유럽에서 임랄디라는 이름으로 이미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30일 바이오젠 실적 발표에 따르면, 임랄디는 출시 두 달여 만에 매출 1670만 달러(약 184억 원)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9월 임랄디 미국 판매를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에도 판매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최근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CT-P17’의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했다. 개발 시기는 경쟁사에 비해 다소 늦지만, 환자 편의성을 높인 고농도 제형을 선택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시판되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4회를 투여해야 하지만, 셀트리온의 고농도 버전은 휴미라 개량 제품과 동일하게 2회 투여만 하면 된다.

LG화학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LBAL’ 임상 3상을 한국 및 일본에서 진행 중이며, 동아ST의 ‘DMB-3113’이 임상 1상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바이오 벤처의 도전도 활발하다. 지바이오(구 바이오씨앤디), 프레스티지바이오 등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전 세계 매출 7조 원을 올리고 있는 로슈의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 개발도 한창이다. ‘퍼스트 무버’는 암젠과 엘러간의 엠바시로, 유럽과 미국에서 각각 2018년 1월, 2017년 9월 판매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특허 문제로 실제 판매는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아바스틴의 특허 만료일은 미국이 오는 7월, 유럽이 2020년 1월이다.

이에 개발 막바지에 이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6년 ‘SB8’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했고, 뒤를 이어 셀트리온도 지난해 11월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CT-P16’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이미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불붙은 로슈의 항암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과 존슨앤드존슨(J&J)의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시장은 바이오베터 개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을 개량해 효능을 더 높인 제품을 말한다. 오리지널처럼 독자적인 특허가 인정될 뿐만 아니라 가격도 오리지널보다 2~3배 높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GC녹십자는 미국 마크로제닉스와 공동으로 허셉틴 바이오베터 ‘MGAH22’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MGAH22는 허셉틴을 개량해 면역 작용을 강화해 항암 효과를 높였다. 바이오 벤처 알테오젠 역시 허셉틴 바이오베터(ALT-P7)를 개발 중이다. 정맥주사 제형인 허셉틴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개발해 환자 편의성을 높이고자 했다.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해 8월 미국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임상이 완료되면 빠른 심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레미케이드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량한 바이오베터 램시마SC 개발을 이미 완료한 상태다. 현재 유럽 판매를 위한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램시마SC는 TNF-α 억제제인 휴미라와 동일한 제제 및 제형으로, 휴미라 시장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술은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다”며 “다만 국내외 바이오시밀러 개발 경쟁으로 실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새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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