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티증후군

정의

반티증후군(Banti syndrome)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간이정상이면서 문맥고혈압이 발생하는 상태입니다. 1889년 반티(Banti)는혈액학적 질병이 없으면서 빈혈과 지라비대가 동반된 질병을 처음 기술했으며 일차적으로 지라가 원인이 돼 빈혈을 일으킨다고 했습니다.

 

간경변증이 있으면 간의 압력이 상승해 간으로 들어가는 혈관인 문맥의 압력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지라가 커지는것은 매우 흔하게 관찰되는 현상이며 이렇게 지라가 커지면 빈혈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사실 반티가 기술한 환자들 중에는 간경변증에 의해 지라비대 및 빈혈이 나타난 환자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으나현재 반티증후군은 간경변증과 같이 간이 원인이 돼 문맥의 압력이 상승하는 경우 외에 간에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서 심한 지라비대와 빈혈이 나타나는경우를 일컫습니다.

 

이처럼 간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서 문맥의 압력이 상승할 만한 다른 이유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특발성문맥고혈압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 매우 드물게 관찰되지만 인도에서는유병률이 상당히 높아 문맥고혈압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6/1~1/4이 반티증후군에 의한 것으로 보고되고있습니다. 정확한 남녀비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여성에게서 약간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발생연령은 40~50대로 생각됩니다.

 

간기능은 대부분 정상이면서 문맥고혈압이 오기 때문에 복수가 차거나 간성혼수가 오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주로식도정맥류 출혈이나 심한 지라비대 및 지라기능항진증에 의한 빈혈로 병원을 찾게 됩니다.

 

반티증후군 환자의 예후에는 진단 당시 간의 기능이 얼마나 잘 유지됐는가와 식도정맥류에 대한 내시경 치료를얼마나 잘 받았는가가 매우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보았을 때 간경변증 환자보다 월등히 좋습니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예후가 더 나쁘며, 40세 이전에 질병이 시작된때가 그 이후에 시작된 때보다 예후가 더 나쁩니다. 환자의 주된 사망 원인은 식도정맥류 출혈로 알려져있으며 내시경 치료를 통해 식도정맥류를 완전히 없앤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100%에 가깝습니다.

원인

아직까지 반티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현재까지원인으로 주장되는 가설들은 다음과 같으며 이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질병을 유발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미량원소나 화학물질에 만성적으로 노출

비소에 대한 만성적인 노출 시 반티증후군과 비슷한 조직학적 변화가 나타납니다. 또한 염화비닐이나 황산동에 만성적으로 노출되거나 과비타민A증, 약제(methotrexate) 및6-메르캅토퓨린(6-mercaptopurine),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 및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로치료를 받는 신장이식 환자에게도 비슷한 조직학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이러한 물질에 대한 만성적인 노출이 반티증후군의 발생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생각됩니다.

 

2)자가면역성질병

혼합결합조직병, 전신경)증및 전신홍반루푸스 등의 자가면역성 질병이 있는 환자에게서 반티증후군이 동반된 경우가 많으며 이들 질병의 발병과 관련된 물질들이 반티증후군과 비슷한조직학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반티증후군의 발생에 자가면역 반응이나 면역학적 이상이 관여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3)감염

대장에서 유래한 균의 항원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문맥의 염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항원의 노출이 반복되면 반티증후군과 같은 조직학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토끼나 개를 이용한동물실험에서도 증명돼 만성적이나 반복적인 감염이 반티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러한가설은 복부 및 장의 감염질병이 많은 인도에서 특히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이유로 설명되기도 합니다.

 

4)문맥혈전증

혈액 응고 조절의 장애로 미세한 문맥혈전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점차 문맥의 압력이 높아짐으로써 반티증후군을일으킨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5)유전적원인

혈관 발달을 조절하는 유전자의 이상과 관련이 있다는 설도 있습니다.

증상

반티증후군의 증상은 대개 식도정맥류 및 지라비대에 의한 것으로, 환자의 26.2%는 빈혈, 23.7%는 토혈, 18.4%는 지라비대 때문에 처음 병원을 방문하게 됩니다. 상담을해 보면 환자의 65~85%는 이전에 상부 위창자관 출혈을 했던 경력이 있습니다. 내시경 검사를 시행했을 때 84~90%에서 식도 정맥류를 관찰할수 있으며, 위 정맥류도 환자의 25%에서 관찰됩니다.

 

지라비대 및 지라기능항진증으로 빈혈, 백혈구감소 및 혈소판감소가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기능은 대부분의 환자가 정상이므로 정맥류 및 지라비대가 심하더라도 복수, 황달이나 간성혼수가 오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드물기는 하지만비장주위염이나 비장경색으로 왼쪽 윗배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단

1)간조직검사

간 조직을 떼어내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간 내 문맥의 혈관벽이 두꺼워져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이러한혈관벽의 비대가 문맥의 압력을 높이는 이유로 생각됩니다. 기존에 있던 문맥이 좁아지면서 주변에 새로운혈관들이 형성됩니다. 또한 문맥과 간정맥을 연결하는 간의 동양혈관의 확장도 관찰됩니다.

 

2)방사선학적검사

초음파검사나 혈관조영술을 시행해 보면 문맥 및 지라정맥이 매우 늘어나 있으나 막히지 않고 잘 유지돼 있는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간 내의 작은 문맥 분지 내에 혈전증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3)내시경검사

85~95%의 환자에게서 식도나 위에서 정맥류가 관찰됩니다. 식도정맥류는 간경변증에 동반되는 식도정맥류보다 정맥류의 벽이 더 두껍습니다.이로 인해 간경변증과 동반된 식도정맥류가 심할 때 내시경에서 관찰되는 “붉은반점(red-spot)”같은 소견이 반티증후군에서는 출혈하는 정맥류에서도 잘 관찰되지 않습니다.

치료

1)식도정맥류출혈의 치료

아직 출혈한 적은 없으나 크기가 크고 심한 식도정맥류는 출혈을 예방하기 위해 베타차단제를 투여하거나 예방적내시경적 밴드결찰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정맥류에서 출혈을 할 때는 대부분 내시경적 밴드결찰술이나내시경적 경화요법을 통해 잘 조절됩니다.

 

반티증후군은 간기능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유지되므로 간경변증의 식도정맥류에서의 재출혈 예방법과는 달리 베타차단제나질산염(nitrate) 같은 약제는 반티증후군에서의 식도정맥류 재출혈 예방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며, 내시경을 통한 정맥류의 밴드 결찰술이나 정맥류경화요법 등이 재출혈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정맥류는 간경변증에서와 비교해 그리 흔하지는 않으나 있는 경우에는 내시경적 정맥류 내 아교(glue) 주입요법으로 치료합니다.

 

2)지라기능항진증의치료

심한 지라기능항진증(비장기능항진증)은 지라절제술의 가장 중요한 적응증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수혈을요하는 심한 빈혈, 자발적 출혈이나 반복적인 비장경색 등을 유발하는 심한 지라기능항진증은 지라절제술의가장 중요한 적응증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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