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 홍역…해외여행 감염병 주의

[사진=worradirek/shutterstock]
명절은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이기도 하지만 해외여행 대목이기도 하다. 설 연휴를 코앞에 두고 설레는 여행객들이 많다. 세브란스병원 여행자클리닉 염준섭 교수가 건강한 여행을 위해 준비 단계부터 다녀온 후까지 어떤 대비와 대처가 필요한지 조언했다.

평소 지병 있다면 꼭 상담 필요

여행 전 여행지의 질병 정보를 알아본 후 필요한 의약품을 처방받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예방접종은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 보통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예방접종만큼이나 주의해야 할 점은 평소 지병 악화다.

염준섭 교수는 “실제로 여행 시 감염 질환보다 본인이 갖고 있던 만성질환의 악화 문제가 더 흔하다”라며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이 대표적이며 뇌졸중 위험군의 경우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질환자는 여행 전 병원을 찾아 상담 후 약을 충분히 챙겨갈 수 있도록 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해 영문 처방전을 챙겨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동남아는 말라리아, 유럽은 홍역 주의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개발도상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는 상담 후 지역에 따라 A형 간염, 장티푸스, 콜레라, 홍역-볼거리-풍진, 수두, 황열 등의 예방접종과 말라리아 예방화학요법이 필요하다. A형 간염은 특히 35세 미만 여행자는 보호항체를 보유한 경우가 많지 않아 신경 써야 한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 국가에서 쉽게 발생하는 황열은 1회 예방접종을 받으면 거의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다. 이 지역 국가들은 입국 시 여행자에게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접종 효과가 주사 후 10일은 지나야 나타나니 미리 접종해야한다. 황열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발생하며 고열, 두통, 오한, 식욕부진, 황달, 구토, 출혈성 징후 등의 증상을 보인다. 종종 맥박이 느리게 뛰는 서맥이 동반되기도 한다.

유럽도 안심할 수는 없다. 최근 유럽에서는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항체 검사를 반드시 하지 않아도 괜찮고 여행 2주 전 즈음 통상 1회, 경우에 따라서는 좀 더 시간 차를 두고 2회 접종이 필요하다. 중국, 필리핀, 태국 등 또한 홍역 위험국에 속한다.

동남아시아를 포함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아프리카, 중남미 등 더운 지방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말라리아를 조심해야 한다. 예방 백신은 없지만 말라론, 라리암과 같은 약이 예방약이자 치료제로 쓰인다. 이 같은 여행지에서 찾아오는 말라리아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삼일열 말라리아와는 성격이 달라 치료 시기를 늦추면 뇌 손상과 같은 후유증이 남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보통 고열, 오한, 근육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호흡곤란, 섬망, 혼수, 발작 등이 발생한다.

중동 지역을 여행한다면 말라리아, 수막구균 등을 포함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도 경계 대상 중 하나다. 메르스 또한 특별한 예방접종이 없어 손을 자주 씻고 의심 환자를 멀리하는 등 일반적인 호흡기 질환 감염 수칙을 지키고 낙타와 낙타유,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여행 1년 후에도 발병 가능해

여행 마지막 날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고 해도 한동안은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 좋다. 귀국 시 발열, 구토, 설사 등의 감염 질환 증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고 국립검역소 검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

상당수의 감염병은 귀국 후 약 석 달 이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말라리아와 같은 일부 감염 질환은 6~12개월 이후에 발병하기도 한다. 이를 고려해 귀국한 후 수일 혹은 수개월 안에 고열,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최근 방문한 국가를 알리며 진료를 받는 것이 빠르고 정확한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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